만주 동양화의 새 패러다임 ‒구리야마 히로시(1909–1952)와 만주 기계미학‒ (A New Paradigm of Manchukuo Tōyōga: Kuriyama Hiroshi (1909-1952) and Machine Aesthetic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만주학회
· 수록지 정보 : 만주연구 / 38호 / 131 ~ 163페이지
· 저자명 : 김지나

초록

기계미학(machine aesthetic)이란 20세기 초에 등장한 사조로 1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적인 기계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발생한 예술경향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특히 기하학적 형태와 직선적 모티프, 금속과 유리의 물성 등 외형 자체를 작품의 미학적 특징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회화와 사진, 건축 및 디자인 모더니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흔히 바우하우스, 신즉물주의, 구성주의, 정밀주의 등이 대표하는 기계미학은 비단 구미에서만 유행했던 것이 아니라 제국 일본과 만주국의 미술계에도 반향을 일으켰다. 본연구는 만주국이 실현하려고 했던 동양 모더니티의 비전이 투영된 미술사조로 이 기계미학에 주목하여 만주, 일본, 그리고 구미가 어떤 시각 패러다임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본고는 만주국 미술전람회의 동양화 부문을 중심으로 1940년경부터주목을 받기 시작한 재만 일본 미술가들의 회화에 나타난 모더니즘 경향을 탐구하는 사례연구에서 출발한다. 특히 만주국 장춘으로 이주하여 2회연속 민생부 대신상을 수상한 유일한 작가였던 구리야마 히로시 (1909- 1952)를 조명하여 그의 만주건설 연작을 통해 만주 전시(戦時)미학의 복잡성과 모호성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내지와 식민지에서 진행된 동시대 관영전에서 주류를 이루지 못한 기계미학의 전개는 만주국 미술전의뚜렷한 특징 중 하나로 자리잡으려 하고 있었다. 논리적 합리적 공간 안에 배치된 기계와 노동력, 건축, 과학 등의 주제들이 만주국의 동양화(일본화)에 어떠한 경향으로 이식되었는지, 또한 어떤 배경에서 이러한 기계주의적, 사실주의적 회화들이 제작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한편 기계미학은 관영미술을 지향했던 만주국 미술전뿐만 아니라 만주국에서 제작된 다양한 매체(포스터, 엽서, 잡지, 사진, 영화 등)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제작되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만주국의 교차하는 시각문화적 코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0세기 전반의 디자인 모더니즘과아방가르드의 사조는 프로파간다 선전물의 단순한 현실주의적 작풍을 넘어 어떻게 동양화에 반영되어 만주국의 비전을 대표하게 되었는가? 만주국 후기 시각 매체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테크노-유토피아적 환상은 다롄시대에서 장춘(신징)시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탄생해 그 시대정신을 표현하고 있었다.

영어초록

This paper examines how ‘machine aesthetics,’ a 20th century art trend characterized by geometric forms, linear motifs, and industrial materials, shaped the visual culture of Manchukuo. While commonly associated with European movements like Bauhaus, New Objectivity, and Constructivism, this aesthetic also resonated in the art worlds of imperial Japan and Manchukuo as embodying Asiatic visions of modernity.
Focusing on the works of Kuriyama Hiroshi (1909-1952), the only artist in Manchukuo to win the Ministry of Civil Affairs Award twice, this study explores his “Manchukuo Construction” series and its place within the Tōyōga (Oriental-style Art) Section of the Manchukuo Art Exhibition. The research reveals how Manchukuo’s visual culture used machine aesthetics to depict labor, architecture, and science—uniquely blending these themes into nihonga or Japanese-style painting.
The paper further discusses how machine aesthetics extended beyond official or government-driven art into the visual themes and motifs of mass media—including graphic magazines, photography, and film—cultivating the techno- utopian fantasies of Manchukuo’s imperial ambitions. These visual codes evolved during the transition from the Dalian era to the Changchun era, highlighting the shifting cultural and political landscape of the time. The paper offers new insights into how machine aesthetics intersected with nihonga and mass media in Manchukuo, shaping a distinct visual culture that reflected imperial ambitions and techno-utopian fantasies during a critical period of transition in East Asia.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