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래의 ‘자화상 시편’에 나타난 순환적 세계관 (A Cyclical View of the World in Poems about a Self-Portrait Written by Yongrae Park)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현대문학이론학회
· 수록지 정보 : 현대문학이론연구 / 63호 / 353 ~ 372페이지
· 저자명 : 한상철

초록

이 글의 목적은 박용래 후기시의 한 갈래로 자화상 시편을 설정하고, 그 문학적 특성이 순환적 세계관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밝히려는 데 있다. 만년(晩年)의 박용래가 남긴 자화상 시편은, 그의 시에 내재된 고독과 슬픔의 정서가 중층적 세계 인식과 결부되며 변모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1973년 전후로 창작된 세 편의 「自畵像」 연작을 시작으로 유고(遺稿)였던 「감새」, 「梧柳洞의 銅錢」에 이르기까지, 시적 주체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시인이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었던 일종의 아포리아였다. 미완성으로 끝난 그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가기 위한 지도리는 대략 세 가지다.
첫째, 그의 자화상 시편은 시적 주체와 그를 둘러싼 세계의 중층적인 관계망을 다양한 자기 표상을 통해 형상화한다. 이러한 성격은 두 단계의 변화 양상을 보인다. 먼저 초기 자화상 시편에서 핵심적인 자기 표상 역할을 담당했던 것은 양가적 속성을 지닌 식물 표상이었다. 하지만 1977년 발표된 「風磬」을 전후하여 동물, 자연, 기후, 생활 표상을 아우르는 자기 표상의 확산이 나타난다.
둘째, 자기 정체성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되는 자화상 시편의 기본 구도는 주체, 세계, 자기 표상이라는 세 가지의 범주로 구성된다. 이들의 관계는 ‘W ↔ S ↔ ±R’의 구도로 정리될 수 있는데, 실제 작품에서는 네 가지 형태로 변주된다. ①W ↔ (S) ↔ ±R(「自畵像」 연작), ②W ↔ S ↔ +R/-R(「風磬」), ③W → S ↔ ±R(「바람 속」, 「曲 5편 중 마을」) ④W ↔ S ↔ ±R(「梧柳洞의 銅錢」)가 그것이다. 이러한 변화 양상을 통해 자기 성찰의 문제의식이 주체와 세계의 관계망에 대한 인식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자화상 시편은 박용래의 순환적 세계 인식이 부정성 → 긍정성/부정성 → 전체성의 맥락으로 변화해가는 사정을 반영한다. 초기의 「自畵像」 연작이 부정적 세계상을 드러낸다면, 「風磬」은 긍정성과 부정성이 교차하는 세계상을 보여주는 분기점에 해당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말년에 창작된 「梧柳洞의 銅錢」과 「감새」에서는 주체와 세계, 그리고 자기 표상의 경계가 해체되는 전체성의 세계상이 나타나게 된다.

영어초록

Yongrae Park wrote 10 poems about a self-portrait in his later life. The purpose of this article is to analyze the meaning of poems written about himself. Feelings are a major theme in Yongrae Park's poetry, both solitude and sorrow. Through his poetry about a self-portrait, they combine with questions about the identity of the main agent in poems. In this process, there are approximately three main characteristics.
First, poems written about himself embody a connection between the main agent in the poem and the world surrounding him through self-representation. This is shown by the fact that the ambivalent characteristics of botanic representation which were an important point of self-representation in the early poems about a self-portrait spread over nature and life as it goes to the late poems.
Second, the main agent, world, and self-representation expressed in poems about a self-portrait shape the structure of ‘W ↔ S ↔ ±R’. In actual works, it is approximately played a variation in four forms; ①W ↔ (S) ↔ ±R(The ‘self-portrait「自畵像」’ series), ②W ↔ S ↔ +R/-R(Wind bell, 「風磬」), ③W → S ↔ ±R(「In the wind」) ④W ↔ S ↔ ±R(「Coin of Oryu-dong」).
Third, the early poems about a self-portrait focus on the relation between the world and the subject. However, the world, the subject and self-representation with the ambivalent characteristics have close relationships with each other and develop into a cyclical view of the world in the late 1970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