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 의금부 죄수의 三覆과 의정부 詳覆 시행 논란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호남사학회
· 수록지 정보 : 역사학연구 / 29호 / 113 ~ 144페이지
· 저자명 : 정순옥

초록

조선전기 의금부 죄수의 三覆과 의정부詳覆 시행 논란
삼복법은 사형수의 범죄사실을 확인하고 적절한 처벌을 확정하기 위해 시행된 제도였다. 이 삼복법은 일찍이 법조문으로 확정되어 조선 전 기간에 걸쳐 시행되었다. 사죄삼복법의 운영과정에서 형조에서 처리하는 일반사형수에게 시행하는 삼복과 상복을 국가의 통치질서를 어지럽혀 국왕이 직접 판결하는 의금부 죄수에게까지 확대시행 할 수 있는가 하는 시행범위의 문제가 수반되었다. 이에 따라 의금부 죄수의 경우 삼복과 상복시행에 몇 차례의 치폐가 반복되었다.
세종 8년(1426) 의금부 죄수의 삼복이 처음 시행되고 18년에는 상복시행으로 확대 되어 세조 2년(1456)까지 이어졌다. 세조 3년(1457) 이후에는 형식적인 의금부의 삼복은 시행되었지만 상복은 폐지되었다. 의금부 상복이 부활한 것은 중종 11년(1516)이다. 그러나 중종 30년(1535)에 의금부 삼복법까지 폐지되었고, 이에 중종 34년(1539) 사헌부에서는 의금부 죄수에 대한 삼복과 상복의 법을 회복할 것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보이는 특징은 의정부서사제가 시행되었을 때 의정부 상복 역시 시행되고, 의정부서사제가 형식적으로 시행되거나 전제권력에 의해 정치권력이 장악되었을 때 의정부 상복 또한 폐지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 문제가 단순히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정치적 관계와 관련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금부 죄수의 삼복과 상복이 시행된 세종 년 간 그리고 중종 11년은 의정부서사제가 시행되고 왕권과 신권에 조화를 이루었던 시기로 볼 수 있다. 반면 이 법의 시행이 중지되었던 세조 때와 중종 30년은 왕권과 신권의 조화보다는 전제권력의 정치적 권한이 강하던 시기였다.
중종 34년 사헌부에서 의금부 상복의 부활을 주장했던 것은 중종 대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은 사림세력의 정치적 의지가 일정정도 반영된 것이다. 사림의 영수로 인정되는 조광조가 ‘국사가 대신에게서 나오지 아니하면 상하가 어긋나 不順하게 되고 국사는 모름지기 대신이 수행해야 되며, 한 두 대신과 더불어 고금을 참작하여 과감하게 도모해야 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한 주장은 대신이 주도적으로 공론을 주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의정부서사제는 유교정치를 지향하는 이들의 정치이념을 구현하는 제도로 이해되었다. 왕권과 신권의 조화 특히 대신에 의한 정치를 유교적 이상향으로 인식하고 있던 이들의 정치성향과 맞물려 의금부 죄수에 대한 삼복과 상복의 시행을 요구했던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