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민의 시학 -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연구- (Poetics of Refugee -The study on A Day of the NovelistMr. Gubo written by Inhoon Choi-)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민족어문학회
· 수록지 정보 : 한민족어문학(구 영남어문학) / 66호 / 415 ~ 441페이지
· 저자명 : 박근예

초록

본 논문은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대상으로 작가 최인훈이 피난민이자 소설노동자인 구보를 통해 탐구한 1970년대 한국 사회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규명해보고자 한다. 1970년대의 소설가 구보는 끝나지 않는 피난살이의 고통을 총체적으로 재현하는 서사시적 소설을 창작할 수 없다는 자기인식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문학형식을 찾아가는 ‘말의 공간’에서의 탐색 과정을 보여준다. 즉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1970년대의 개인이 일상에서 동시에 경험하기 힘든 일상생활과 예술세계, 즉 고통스런 피난살이의 탄식과 예술적인 환상의 평온함 사이의 분리를 통합하는 문학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으로서 피난민의 시학을 드러낸다.
고향도, 전통도, 진리도 상실한 피난민 소설가 구보는 샤갈과 이중섭의 그림에서 잃어버린 고향, 전통, 진리를 예술적 환상으로 재창조한 그림을 감상하면서 현실을 비판하고 부정하는 예술의 의미를 발견한다. 이러한 발견으로 구보는 1970년대의 정치현실과 이를 철저하게 부정하지 못하는 당대의 문학 현실, 즉 문학의 죽음을 비판할 수 있는 문학형식을 사유한다. 특히 구보가 관심을 가진 젊은 시인의 자살은 현실과 예술의 통합불가능성을 보여주는 1970년대적 징후이며, 현실에서 살아가는 생활인과 현실을 부정하는 예술가의 통합불가능성을 지시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소설가 구보를 통해 구현되는 피난민의 시학은 현실에서 살아가는 생활인과 현실을 부정하는 예술가를 통합하는 예술적인 환상을 창조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나르시스적 예술가가 소시민과 예술가라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의 총체적 인식의 세계를 지향하는 멈추지 않는 여정이 곧 1970년대의 문학의 존재방식을 구성한다.

영어초록

This study attempts to examine, based on ‘A Day of the Novelist Mr. Gubo’, written by Inhoon Choi, what literature meant in Korea during the 1970s through Mr. Gubo who was a refugee and a novelist worker. As a novelist during the 1970s, Gubo explains the realistic difficulties of life as a refugee and creating a novel, from a viewpoint of a refugee, novelist, and critique. In ‘the space of words,’ he reveals the perception of a refugee novelist about art and literature, crossing the boundaries between worldly life and scared world that people rarely experience simultaneously, in other words, between daily life and art, and painful life of a refugee and peaceful and beautiful art world.
Art, especially the artists Chagall and Jungseop Lee play an important role when Gubo’s perception about art and literature materializes. When Gubo faces a limit as a novelist in writing a novel that recreates reality in detail with ‘words,’ he encounters art of Chagall and Lee that is composed of lines and colors instead of words. In this encounter, Gubo has aesthetical experience of true joy and peace from art that overcomes the realistic limits of a refugee artist, and also finds artistic meaning of literature for a refugee who has lost his hometown, tradition, and truth. Living in Korea in the early 1970s with National Emergency Declaration, martial law, constitution and declaration of the Yushin constitution, where people could not specifically express the reality with ‘words,’ Gubo does not only recognizes the problems facing literature during that time and lamenting about it, but he also discovers the language of rebellion of a young poet who refused the reality by means of death and praises its artistic value as a critique, in terms of the existence of literature in the 1970s. The world of poetry (literature), which is like a cry of a poet who killed himself to escape from realistic limitations that kill art forms the literature theory and poetics of the refugee novelist worker Gubo.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