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 魚潭의 ‘친일’ 행적과 정체성 형성 과정 ('Pro-Japanese' Activities and Identity Formation through the Memoire of Ŏ Dam)

서지정보

· 발행기관 : 고려사학회
· 수록지 정보 : 韓國史學報 / 59호 / 313 ~ 351페이지
· 저자명 : 김소영

초록

본 논문은 일본의 강제병합 이전 魚潭의 활동 및 행적을 중심으로 그가 ‘친일파’로 자기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즉 어담이 조선왕조의 관비유학생으로 일본으로 파견되고 귀국 후 대한제국, 그리고 일본의 ‘보호국’이 된 대한제국의 ‘신민’과 군인으로서 어떠한 ‘친일’ 활동을 펼쳤는지, 그러한 ‘친일’을 추동한 시대상황과 논리는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보았다.
먼저 갑오개혁기 일본유학생 파견은 각기 근대국가를 수립하려는 조선과 일본정부의 의도와 목적에서 실행되었다. 어담을 비롯한 유학생들은 그러한 시대적 요구와 목적에 부응하는 동시에 개개인의 입신양명이라는 이중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결심했다. 일본유학을 통해 어담은 ‘신지식’을 습득하고 근대적 인재로 성장했다. 하지만 명성왕후 시해 사건과 아관파천 등 조선의 정세가 급변하고 정부 내에 ‘친러파’가 득세하면서 어담을 비롯한 일본유학생들도 일본에서 수학했다는 이유만으로 ‘친일파’로 규정되어 경계와 배척의 대상이 되었다.
귀국 후 어담은 대한제국의 ‘신민’이자 군인 신분이면서도 일본이 러시아로 인해 위축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아가 대한제국을 ‘보호국’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한 일련의 침탈 계획에 관련했다. 어담의 ‘친일’ 활동은 일차적으로 자신의 ‘욕망’과 안위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다른 한편 당시 일본이 주장했던 ‘동양평화론’에 공감하고 그것을 수용한 결과이기도 했다. 서구제국주의, 특히 러시아를 대적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이 제휴해야만 동양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일본의 논리는 어담뿐 아니라 당시 많은 한국과 중국의 정치인,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미쳐 그들로 하여금 일본과 ‘공동체’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이 시기 어담의 행적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충군’이다. 1907년 6월 헤이그특사사건을 빌미로 통감부와 이완용내각이 고종황제에게 양위를 압박하자 박영효, 이도재 등 양위반대파가 그들에게 맞섰고, 어담 역시 반대파에 가담한 혐의로 수감되었다.
이후 어담은 다시 순종황제의 시종무관으로 임명되어 1909년 초 황제의 남서순행에 배종했다. 1월 말 서순행중 당시 이완용내각의 국무대신이자 일진회의 거두였던 송병준의 ‘불경사건’이 일어났고, 어담은 이 사건에서 송병준과 대립했다. 양자 모두 ‘친일파’였지만 각기 자신의 권력 기반이 되었던 일본내 정치세력, 즉 통감부와 조선주차군의 ‘보호국’ 및 ‘식민지’ 정책에 대한 입장 차이와 대립 양상을 좇아 마찬가지로 대립했던 것이다. 또 추종하는 일본정치세력의 차이뿐만 아니라 양위사건과 ‘불경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양자의 차이는 ‘충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어담의 ‘충군’은 시종무관이라는 자신의 직책을 충실히 이행한 것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 또 일진회, 이완용내각과의 대립 역시 ‘충군’에서 기인한 것이기보다는 추종하는 일본세력의 차이에 따른 정치적 대립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건 그의 활동은 황제에게 충성하고 복종하는 ‘충군’의 형태로 나타났다. 다만 어담의 ‘충군’은 ‘애국’ 또는 ‘애족’과 결합되지 않았다. 이는 ‘충군’이 곧 ‘애국’이라고 여겼던 유학자들의 인식 및 행동과도 차이가 있었다. 그의 ‘충군’은 대한제국이라는 국가 또는 ‘민족’과 결합되어 ‘충군애국’, 또는 ‘충군애족’으로 나아가지 않고 ‘친일’과 결합했다. 이후 그의 ‘충군’ 대상은 일본제국의 천황으로 바뀌며 ‘친일매국’의 길로 나아갔다.

영어초록

This study examines Ŏ Dam’s pro-Japanese activities and his identity formation as a ‘pro-Japanese’ before the annexation by Japan. Korean and Japanese governments respectively with the ment to establish modern nation-state dispatched Korean students to Japan in Kabo reform. Most of the students including Ŏ Dam decided to go to Japan in order to achieve the dual ‘desire’ for personal success and meeting the demand of the age.
By studying in Japan, Ŏ Dam acquired "new knowledge" and grew up to be a modern intelligent. However, as the assassination of Queen Min and King Kojong’s flight to Russian legation occurred, the political situation in Korea radically changed. Pro-Russian faction gained power in the government and began to exclude pro-Japanese. The students including Ŏ Dam were also defined as ‘pro-Japanese’ since they studied in Japan and became the target of alert and exclusion.
Since then he got closer to Japanese military who appreciated and needed his talent and protected him in several incidents. After returning to Korea, Ŏ Dam, even if he was a subject and military man of Taehan empire, played important role in achieving a series of Japanese penetrative scheme.
On the one hand, his ‘pro-Japanese’ activities were primarily for preserving his ‘desire’ and safety, but on the other, his activities resulted from the appreciation and adoption of ‘pan-Asianism’ advocated by Japan. Japanese prominent figures like Fukuzawa Yukichi at Keio Gijuku where Ŏ Dam started to study in Japan, Kodama Gentaro at Seijo School and Nozu Shizutage who had interacted with him since he returned to Korea asserted ‘pan-Asianism’. 　 One of his activities which attracts our attention is ‘loyalty’ to the King. In 1907, Residency-General and Yi Wanyong cabinet forced Emperor Kojong to abdicate on the pretext of dispatching secret mission to the Hague. Some politicians like Pak Yŏnghyo and Yi Tojae opposed the emperor’s abdication. Ŏ Dam as an equerry at the time was also put in jail on taking part in the opposition party against the abdication.
Afterwards, he was appointed an equerry to Emperor Sunjong once again and accompanied royal tour to southern and western provinces in early 1909. And “disloyalty incident” occurred in the royal tour train to western province in late January. Song Pyongjun who was a minister of Yi Wanyong cabinet and leader of Ilchinhoe was drunken and made a disturbance to insult the Emperor and even draw a sword at Ŏ Dam in the train.
This incident resulted from the their different political position and past conflicts such as Ŏ Dam’s rejection of joining the Ilchinhoe, Kojong’s abdication and disbandment of the Korean army. Even though both of them were ‘pro-Japanese’, they confronted each other following Japanese political powers who were also in conflict and taking the different position and policy toward 'the protectorate' and 'colony'.
Besides this, the difference between them can be found in 'loyalty' as appeared in the "abdication of Kojong" and "disloyalty incident". In these cases, Ilchinhoe led by Song Pyongjun and Yi Wanyong cabinet committed or condoned disloyalty to the emperor, whereas Ŏ Dam took the opposite position, 'loyalty'. Especially, "disloyalty incident", even if Ŏ Dam did not intend, aroused the loyalty of Korean people.
For whatever reason, his activities appeared in the form of 'loyalty' to Emperor. His 'loyalty', however, was combined not to 'patriotism' or "love of his people" but to "pro-Japanese". Since then, the object of his loyalty changed to the emperor of Japan.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