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태조의 신라왕경 방문과 존왕론 (King Taejo's State Visit to the Capital of Silla and his “Restore the Royal Doctrine(尊王論)")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사상사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사상사학 / 47호 / 99 ~ 136페이지
· 저자명 : 정선용

초록

고려 태조는 경애왕과 공수동맹을 맺는 과정에서 자신이 직접 신라 왕경에 들어가고자 하였다. 그는 그곳을 장악함으로써 신라왕의 ‘왕명’을 내세워 견훤과 같은 이들을 제압하고자 하였고, 이를 통해 후삼국을 통합하고자 하였다. ‘존왕론’이라는 유교적 가치관에 주목한 태조의 이러한 시도는 견훤이 신라 왕경에 쳐들어가 경애왕을 시해하고 경순왕을 즉위시키면서 좌절되었다. 그러나 그는 고창전투에서 견훤에게 승리한 뒤에 신라 왕경으로 다시 들어가려고 하였고, 경순왕의 두 차례에 걸친 요청을 받아들여 결국 그곳에 들어갔다.
그런데 태조가 이 과정에서 경순왕의 1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은 경순왕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사실, 그가 신라 왕경에 들어가고자 했던 것은 신라왕에 대한 압박이었고, 경순왕이 서로 만나자고 요청했던 것은 이에 대한 굴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조가 경순왕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도리어 신라 왕경에 가까운 일어진까지 행차했다가 개경으로 돌아간 것은 그가 경순왕의 요청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태조가 경순왕의 2차 요청을 받아들여 신라 왕경에 들어갔다는 것은 양자 간의 입장 차이가 극복되었음을 의미한다. 태조가 경순왕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냈던 것이다. 그렇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는 태조가 신라 왕경에 들어간 뒤에도 계속되었다. 그가 3개월 이상을 그곳에 머물러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것은 태조가 신라와 이 문제를 타결한 뒤에 경순왕과 그 이하 신라의 관료들에게 선물을 두 차례나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다.
아무튼 태조는 이처럼 신라왕을 압박하면서 자신의 ‘실리’를 얻고자 했지만, 겉으로는 신라 왕실을 배려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래서 태조는 신라 왕경에 들어간 뒤에도 경순왕의 귀부를 받아내기에 앞서 이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에 주력하였다. 그는 이를 계기로 신라 왕경 주변에 고려군을 주둔시킬 수 있었는데, 그것은 태조가 후백제의 공격으로부터 신라 왕경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신라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신라를 흡수․통합하려는 ‘실리’를 얻으려는 것이었다.

영어초록

Forming an alliance with King Gyeongae of Silla, king Taejo wanted to visit the capital of Silla. By controlling the capital, he aimed to contain king Gyeonhwon and others using the royal order of Silla and unify the Later Three Kingdoms.
But the initiative, based on the confucian political idealism "Restore the Royal Doctrine", was discouraged when king Gyeonhwon invaded the capital and murdered king Gyeongae and replaced him with king Gyeongsun.
But king Taejo did not give up. He planned to visit the capital once again after winning Gochang Battle over king Gyeonhwon and finally made it at the second request of king Gyeongsun. The reason that he did not accept the first request was that he was displeased with king Gyeongsun. To show his dissatisfaction, king Taejo marched to Ireojin near the Silla capital in an armed protest against the first request of king Gyeongsun and returned to Gaegyeong.
The plain truth was that king Taejo's visit was pressure on Silla and king Gyeongsun's two requests to meet was surrender to king Taejo.
In the end, king Taejo accepted the request and visited the capital, which meant that both sides settled their differences. But in fact king Taejo gained much more.
Indeed there still was a difference between two sides and therefore king Taejo stayed there to narrow the gap for more than three months, during which he sent king Gyeongsun and his ministers presents twice.
While king Taejo pursued practical interests by pressing the Silla king, he kept upholding the cause by restoring royal court of Silla. So he thoroughly prepared in advance to have Silla surrender, after entering the capital.
Afterwards, king Taejo stationed his troops near the capital of Silla for protection from Later Baekje's attack. On the pretext of protection, king Taejo intended to reinforce his influence and ultimately absorb Silla.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