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연구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현대소설학회
· 수록지 정보 : 현대소설연구 / 36호 / 163 ~ 178페이지
· 저자명 : 김영애

초록

이 연구는 박경리 초기 장편 김약국의 딸들을 주된 분석 대상으로 하여 이 작품에 나타난 여성 주체의 형상을 탐구하기 위한 것이다. 김약국의 딸들은 박경리 문학에서 또 하나의 전환점, 혹은 변모의 계기가 되는 작품으로 인식된다. 특히 이 작품에서, 지식인 여성 인물인 용빈을 중심으로 작품의 서사를 분석하여, 작가가 긍정하는 가치의 내용이 무엇인가를 추출해 보고자 한다. 이는 전후라는 시기를 형상화한 박경리의 작품에서 공히 발견되는 주체의 문제, 특히 여성 주체를 형상화하는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이 작품은 용빈이라는 여성 인물의 내면을 초점화함으로써 서사의 진행에 따라 변화하고 갈등하는 그녀의 의식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이 작품의 서사가 한 인물이 아닌 다양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직조되는 것과는 다르게, 이 작품이 용빈이라는 인물의 내면 의식과 행동을 중심으로 의미화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근거이다. 또한 이 작품의 서사를, 갈등하는 두 세계 간의 충돌로 파악할 경우 용빈은, 전근대적 세계의 주술적 위력에 대항하는 인간의 의지를 표상하는 인물로서의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이에 대한 근거로 작용하는 것이 귀향-탈향 구조인데, 이러한 구조의 중심에 용빈이라는 여성 인물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은 작품 해석의 의미심장한 근거이다.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은 구한말에서 일제 말기에 이르는 시기이며 그런 만큼 이 작품은 표층에서 전후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문제 삼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 작품이 전후의 척박한 상황을 타개하고 극복하기 위한 작가의식의 소산이라는 결론은, 용빈이라는 인물과 그 인물이 직면한 현실 상황을 굳이 메타포로 해석하지 않더라도 가능한 일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주제적 측면이며, 그것이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가를 따지는 작업에 있다. 특히 작가가 발 딛고 선 전후의 현실 상황에서 문학적으로 요구된 주체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떠한 형상으로 드러나는가의 문제는 중요하다. 김약국의 딸들의 용빈은 전후의 현실 상황을 타개하고 극복해 나가려는 주체로서의 면모가 충분한 인물이다. 용빈이라는 여성 인물을 서사의 중심에 두고 그의 내면을 초점화하여 보여 줌으로써 작가는, 전후의 척박한 상황을 경험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주체와 그의 시선을 부각시킨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