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으로서의 3·1운동과 1920년대 시문학―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최남선의 『백팔번뇌』의 의미 (The March 1st Movement as an ‘Event’ and the Poetry-Literature in the 1920s: Meanings of Han Yong-un's “Silence of Lover” and Choi Nam-seon's “Baek-pal-beon-noe”)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시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시학연구 / 59호 / 115 ~ 150페이지
· 저자명 : 고봉준

초록

이 논문은 1920년대 중반에 출간된 한용운의 『님의 침묵』과 최남선의 『백팔번뇌』의 발생론적 원인을 3․1 운동에서 찾아야 하며, 이때의 3․1 운동은 ‘사건’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20년대 문학이 3․1 운동의 영향 하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시 연구에서 1920년대는 동인지 문학의 시대나 카프의 계급문학의 시대로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 1920년대 문학의 주류적 경향을 이렇게 설정하면 한용운과 최남선의 문학이 지닌 당대적 가치와 의미는 옹색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이 글은 1920년대 중반의 문학적 흐름을 3․1 운동의 연장선에서 읽어보려 한다.
일반적으로 3․1 운동은 임시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민족사의 한 계기로 평가되지만, 구체적인 전개과정이나 그것이 지향하고 있는 정치체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시대의 지배적 질서 속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을 지니고 있다. 알랭 바디우는 이처럼 시대적 질서로는 설명(재현)할 수 없는 낯선 질서의 등장을 가리켜 ‘사건’이라고 명명했는데, 3․1 운동이 바로 대표적인 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 민족대표 33인의 일원으로 3․1 운동에 참여한 한용운과 최남선은 이 ‘사건’의 주체라고 말할 수 있다. 계몽주의자 내지 근대론자의 태도를 보이던 이들은 3․1 운동을 경험하면서 문학적 방향을 바꾸었다. 한용운은 불교의 근대화와 대중화에 관심을 쏟던 승려에서 민족 전체의 운명과 진로를 고민하는 실천적 지식인으로 변모했고, 최남선은 ‘계몽’과 ‘민족’을 동시에 추구하다가 온전히 ‘민족’ 방향으로 돌아섰다. 오늘날 1920년대 문학에 등장하는 ‘민족’ 담론은 “상상의 공동체”라는 관점에서 이해되고 있지만, 이들의 텍스트에서 목격되는 ‘민족’은 ‘근대’와 긴장관계 하에서 재해석될 필요가 있으며, 그 출발점은 당연히 3․1 운동과의 관계를 해명하는 일일 것이다.

영어초록

This paper argues that the genetic causes of Han Yong-un's “Silence of Lover” and Choi Nam-seon's “Baek-pal-beon-noe”, published in the mid-1920s, should be identified in the 1919 the March 1st Movement of Korea, which needs to be understood as an “event.” Most can agree that the Korean literature in the 1920s started under the influence of The March 1st Movement; however, recent studies of poetry have attempted to restrict the 1920s as an era of coterie magazines or proletariat literature of KAPF. Establishing the mainstream trends of the Korean literature during the 1920s this way probably narrows down the values and meanings of the works of the two poets of the time. In this context, this paper tries to understand the literary trends of the mid-1920s as an extension of the March 1st Movement.
Although the March 1st Movement is generally appraised as an opportunity from which the Korean interim government was established and then the Republic of Korea was founded, the political body it aimed had some aspects that are difficult to be understood within the predominant orders of the time. This emergence of an unfamiliar order that cannot be explained (represented) from the orders of the time was called “event” by Alain Badiou. The March 1st Movement can be an example of Badiou’s “event.” Han Yong-un and Choi Nam-seon, who participated in the Movement as the members of the 33 Korean leaders, probably served as the main agents of the “event.” They had been toward enlightenment and modernity but changed their literary directions after experiencing the March 1st Movement. Han Yong-un transformed himself from a monk who made efforts to modernize and popularize Buddhism to a practical intellectual, seeking for the destiny and ways to go of the Korean people. Choi Nam-seon had pursued “enlightenment” and “the people” at the same time, fully turning to the direction of “the people.” Recently the discourse of “the people” in the Korean 1920s literature has been understood from the aspect of “imaginary community.” However, “the people” seen in their texts requires re-interpretation within the “modernity” and tension of the time, and the reinterpretation should inevitably begin from explaining its relation to the March 1st Movement.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