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씨 가정보와 안동권씨 성화보에 나타난 정현왕후의 인적 관계망

목차

1. 머리말
2. 조선 초기 파평 윤씨 가문의 성장
3. 족보 속의 정현왕후
4. 정현왕후와 정창손, 한명회 사이의 혈연 관계
5. 소혜왕후와 정현왕후 姑婦간 혈연 관계
6. 맺음말

본문내용

인간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관습인 혼인을 통해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소속한 두 가족의 결합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혼인을 통한 가족 간의 결합은 사회집단 유지 및 존속에 매우 중요한 적응기제로서 기능한다. 곧 집단들을 인척관계로 연결시키는 하나의 중요한 제도적인 장치인 혼인을 통해서 집단 간에 결연 또는 동맹관계(marital alliance)가 성립된다.
전근대 신분제 사회에서 개인의 지위와 활동은 자신이 속한 가문의 위상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에 따라 혼인 역시 신분적 제약을 받으며 제한된 통혼권 속에서 이루어졌다. 한 개인이 소속되어 있는 친족의 단위인 가문은 혈연과 결혼이라는 매개를 통한 인간관계를 기본으로 하여 이루어지며 혈족의 계통을 도식화한 기록인 족보는 이러한 가문 구성원들을 이해하는 열쇠이다.
조선 초기에 편찬된 대표적인 족보로 현존하는『文化柳氏 嘉靖譜』(이하『嘉靖譜』로 약칭)와 『安東權氏 成化譜』(이하『成化譜』로 약칭)를 들 수 있다.
10권 10책으로 이루어진『嘉靖譜』(1565년 간행)에는 38000명(9000명 내외의 중복출현자 제외)의 인물이 실려 있으며 3권으로 이루어진 『成化譜』(1476년 간행)에는 8000여명(1000명 내외의 중복출현자 제외)의 인물이 실려 있다.
『文化柳氏 永樂譜』와『嘉靖譜』에서는 本孫과 外孫을 동일한 차원에서 똑같이 수록하였으니, 外孫系도 本孫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제한없이 끝까지, 즉 족보가 편찬될 당시까지 계속해서 수록하였다. 그리하여『永樂譜』와『嘉靖譜』는 단순한『文化柳氏譜』가 아닌, 혼인관계를 통해서 맺어진 各 氏族의 系譜까지 망라한 일종의 萬姓譜의 성격을 띠었으며 後世 각 씨족의 족보 편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근거자료의 하나로 이용되었다.
『成化譜』역시 소생 자녀의 혈통을 중시하는 內外孫 合譜의 서술체계를 가졌으며 내손 및 외손, 外外孫으로 이어지는 단선 형식을 띠는 족보였다. 즉 본생자녀의 내외손 모두의 혈손을 평등하게 기록하고 당시의 사회상까지 반영한 綜合萬姓譜의 성격을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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