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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시장 공습과 대응전략
1.1. 들어가면서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는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18년 국내에 진출하여 소비자의 상상을 초월하는 초저가, 유명 배우를 모델로 한 전방위적 광고와 무료 배송, 반품 등으로 기존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목전(目前)에서 위협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의 해외 쇼핑앱 테무(Temu·테무) 역시 알리의 한국 시장 성공적 진입을 목도하고 '23년7월 한국에 공식 진출하여 알리익스프레스와 비슷한 방식, 예를 들어 초특가 할인과 쿠폰 제공, 무료 배송과 같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이처럼 중국 이커머스들의 한국 진출은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다.
1.2.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돌풍의 이유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돌풍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소비자들이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C커머스)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있다. 같은 제품을 국내 오픈마켓에서 구매할 때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릴 만큼 제조업 관련 시설이 넘쳐나는데다가 아직까지는 인건비도 저렴하기 때문에 생산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제품의 품질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한 30대 직장인 A씨는 인테리어 소품을 주로 구입하는데 국내 매장에서 사면 5000원이 넘는 제품을 테무에서는 1000원 남짓에 살 수 있다고 말하며, 품질이 별로라는 소리를 들어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아직까지 품질이 뒤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발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약 3조2800억원으로 2022년보다 무려 121% 이상 급증하였다. 이는 전체 직구 규모의 절반 수준이다. 이로 인해 중국발 해외직구 구매액은 그 간 1위 자리를 지켜온 미국을 사상 최초로 앞지르게 되었다. 참고로 미국발 온라인 해외직구 구매액은 2022년 대비 약 7% 줄어든 1조85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중국으로부터의 해외직구 구매가 얼마나 줄었는지 확연히 인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이커머스가 파격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해서 대략 세 가지 요인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 중국의 제조 생태계와 플랫폼이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생산 인프라로 전 세계의 제조 공장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제조경쟁력에서 전 세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인데 추가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저렴한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유통 판로가 생겨난 것이다. 지난 고성장기 늘어난 생산설비로 인해 생산제품 절대 량 자체가 증가하고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잉여 공급을 발생시키고 결국 재고 해소를 위해 이들이 해외 소비자에게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관세·부가세 및 KC(Korea Certification·국가통합인증) 인증 면제이다. 기업이나 도매상이 정식으로 수입할 경우에는 KC 인증 비용과 관세, 부가세를 내야 하지만,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150달러 이하 상품에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이것이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해 판매하는 제품과 가격 차이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셋째, 출혈 경쟁이다. 중국 이커머스는 국내 시장 선점을 목적으로 엄청난 마케팅 비용과 쿠폰, 할인 행사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출혈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에는 값싼 노동력과 제조 공장이 많아 제조 – 소비자 間 직거래 유통 구조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제공하는 가격보다 판매가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경쟁 업체들이 계속 생겨날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1.3. 중국 이커머스 관련 문제점 및 대응
중국 이커머스 이용자가 날로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3년 소비자원에 접수된 국제거래 소비자 상담 건수는 약 1만9400건을 기록해 '22년도의 약 1만6600건보다 약 16% 이상 늘었다. 소비자들이 C커머스에서 겪은 불편은 환불과 배송 관련 문제가 가장 크다.
중국發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대부분이 중국 현지로부터 직접 배송되는데, 해운 등 물류를 거쳐야 해 배송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불어 C커머스 고객들의 쇼핑 만족도 역시 떨어진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년 이내 C커머스 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용자의 약 80.% 이상이 이용관련 불만이 있거나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큰 불편이나 피해는 배송지연이었으며 낮은 품질, 제품 불량, 과대 광고, AS 지연 등도 주요 불편이나 피해사항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기준을 초과한 발암(發癌)물질이 검출되는 일도 발생하였다. 인천본부세관은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약 400점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약 90개 가 넘는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 제품에는 국내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700배에 달하는 카드뮴과 납이 검출되었다는 것이다.
C커머스 플랫폼들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 알리와 테무 모두 문제가 된 상품에 대해 삭제 조치와 함께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제품 생산은 중국에서 하고 플랫폼은 세계 각국에서 운영하는 C커머스 플랫폼의 한계로 인해 불량품이나 가품 문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C커머스의 성장을 위해서는 상품 검수(檢收)를 강화해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1.4. 중국 이커머스의 한국화 시도
최근 몇 년간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와 테무(Temu)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국내에 진출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초저가 상품 제공,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한 마케팅, 무료 배송 및 반품 등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을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2023년 10월에는 한국 전용 상품관인 'K-베뉴(K-Venue)'를 만들어 판매 영역을 중국 공산품에 국한 짓지 않고 한국의 신선식품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CJ제일제당, 롯데, 아모레퍼시픽, 쿠쿠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K-베뉴'에 입점하며 그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테무(Temu)는 2023년 7월 한국에 공식적으로 진출하여 초특가 할인과 쿠폰 제공, 무료 배송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테무의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에 랭크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보이는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기업들에게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의 저렴한 가격과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해 국내 중소 유통업체와 소상공인들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산 상품의 확산은 국내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과 정부 당국은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자사만의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강력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등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다.
결국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한국 시장 공략은 국내 기업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지만, 이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하고,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오히려 이를 발판 삼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