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건축의 역사
1.1. 원시 건축
1.1.1. 구석기 시대의 움집
구석기 시대의 움집은 원시 인류가 자연환경에 의지하여 생존하기 위해 만든 가장 초기의 주거 형태이다. 당시 인류는 동굴이나 암벽 아래의 천연 은신처를 이용하거나, 갈대, 나뭇가지, 짐승의 가죽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보다 인공적인 형태의 움집을 지었다.
움집의 구조는 간단하였다. 땅을 파서 움집을 만들거나 나뭇가지와 풀로 움막을 만들었으며, 내부에는 화덕을 설치하여 난방과 취사를 하였다. 이러한 움집은 부족 단위의 거주지로 활용되었으며, 마을을 이루는 여러 개의 움집들이 모여있는 형태로 존재하였다.
움집의 배치는 주변 환경에 따라 달랐는데, 대개 여러 움집들이 원형이나 타원형으로 배치되어 마을을 이루었다. 이는 부족 구성원들 간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움집의 크기와 구조도 부족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구석기 시대 인류의 움집은 당시 환경과 생활상을 반영하는 초기 건축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집은 신석기 시대에 이르러 점차 발전하여 더욱 복잡하고 견고한 주거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1.1.2. 신석기 시대의 돌 건축
신석기 시대의 돌 건축은 구석기 시대의 움집으로부터 발전한 형태로, 강우, 풍설 등 자연 환경으로부터의 보호와 거주를 위해 돌을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건축 양식이다.
신석기 시대에 들어서면서 인류는 점차 정착생활을 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보다 안정적이고 견고한 주거지를 지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자연스럽게 움집의 형태를 개선하고자 하였고, 그 결과 돌을 활용한 건축이 발전하게 되었다.
신석기 시대 돌 건축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돌을 쌓아 벽을 형성하는 조적식 구조를 사용하였다. 구석기 시대의 움집이 지하에 거주공간을 파서 만든 것에 비해, 신석기 시대의 돌 건축은 지면 위에 돌을 쌓아 벽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둘째, 평면 형태가 원형 또는 타원형을 띠었다. 이는 구석기 시대 움집의 평면 형태를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지붕은 석재 또는 목재를 사용하여 경사형태로 만들었다. 넷째, 출입구와 창문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설치되었다. 이는 자연 환경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한 것이었다.
대표적인 신석기 시대 돌 건축물로는 영국의 스톤헨지(Stonehenge)와 아일랜드의 뉴그레인지(Newgrange) 등이 있다. 스톤헨지는 거대한 원형 구조물로, 길이 25m에 달하는 거석들이 여러 개 원을 이루며 세워져 있다. 이 거석들은 약 4,500년 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뉴그레인지는 길이 80m, 높이 12m의 거대한 고인돌로, 내부에는 장방형의 매장실이 있다. 이 건축물은 약 5,0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신석기 시대 돌 건축은 구석기 시대의 움집으로부터 진화한 형태로, 자연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자 했던 인류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이러한 돌 건축 양식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등의 건축 문화에 영향을 미치며 발전해 나갔다.
1.2. 고대 메소포타미아 건축
1.2.1. 성곽 도시와 중정형 주거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자연 환경이 황량하고 민족 간의 전쟁이 빈번하여 외부에 대해 폐쇄적이고 방어적인 특징이 있었다. 이러한 배경하에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건설하였는데, 도시의 스타일을 2중, 3중의 성곽으로 설계하고 주요 지점에 성문을 설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성곽 도시의 내부에는 중정형 주거 양식이 발달하였다. 주택의 중심에 중정이 위치하고 방들이 이를 에워싸는 형태를 보였다. 가령 B.C. 2100년경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르의 중정형 주택을 살펴보면, 2층 규모에 중정 중앙에 하수구가 위치하고 현관 옆 계단으로 2층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1층에는 객실, 작업장, 부엌 등의 공용 공간이, 2층에는 침실 등의 사적 공간이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중정형 주거 양식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고온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기후 환경에서 발달하였다. 두꺼운 벽체와 중정을 통한 온도 조절, 채광 등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중정을 중심으로 한 배치는 안정감과 질서감을 주었으며, 내부 공간의 위계와 동선을 잘 조직할 수 있게 하였다.
따라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폐쇄적이고 방어적인 성곽 도시와 중정을 중심으로 한 주거 양식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1.2.2. 지구라트와 왕궁 건축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에 발생한 인류 초기 문명의 중심지로 B.C. 3400년경부터 330년 사이에 수메르부터 페르시아까지 여러 국가에서 전개된 건축 양식을 지니고 있다. 자연 신을 숭배하는 신권 사회가 형성되어 있었고 진흙판엔 쐐기(설형)문자를 기록하여 상업과 농업이 크게 발전했었다고 한다.
지구라트(Ziggurat)는 신에게 제사를 드리는 신전의 기능과 천문 관측과 예언을 행하는 천문 관측대로써의 기능을 동시에 충족한다. 이 때문에 건축물의 형태는 신과 가까워 지기 위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형태를 보이고 동쪽의 모서리는 춘분, 추분 때의 일출 지점에 맞춰져 있다. 이 건축물은 정사각형에 기초한 중앙집중적 평면 배치를 가지는데, 이러한 배치는 안정감과 질서감을 준다. 점진적 상승을 통해 정점으로 이끌어가며 정상부에 위치하는 신전은 신 중심적 사회구조를 나타내며, 신에 대한 의존 그리고 신과 신의 대리자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다. 신이 높은 곳에 살고 있을 거라는 고대인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슈타르의 문'은 아시리아 멸망 후 신 바빌로니아가 바벨탑을 세우고 요새화된 도시 성벽에 아치로 된 8개의 기념비적인 정문을 건축한 것 중의 하나이다. 다양한 색채의 유약벽돌을 이용해 벽면을 장식한 기법이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르세폴리스 왕궁'은 다리우스 1세의 타차라 궁, 크세르크세스 1세의 하디시 궁, 알현실로 사용하던 아파다나, 왕궁의 입구인 크세르크세스 문이 있다. 평면 상의 왕궁은 크고 작은 정사각형이 많이 보이는데, 여기에는 많은 기둥이 사용되었다. 이는 이집트의 영향을 받아 건축 양식에서 이러한 특징이 나타난 것이다. 배치를 보면 많은 기둥들이 의식용 통로를 이루지 않고 중앙 집중 공간을 질서있게 채워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실을 배치한 이후 남는 공간들은 옥외 정원으로 사용되었고, 크세르크세스 문의 경우 예외적으로 축을 갖는 배치를 지니고 있다. 왕궁의 알현실은 매우 거대했는데 이는 넓은 내부 공간을 통해 제국의 웅장함과 영광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편안하고 느슨한 비형식적 배치를 갖는 것은 민주적이고 인간적인 인상을 주고, 방문객을 위축시키지 않는다. 또한 알현실에 비해 왕궁의 크기가 작은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공공적 의식 기능에 대한 관심이 더 중요하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이와 같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발전하면서 지구라트와 왕궁 건축이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지구라트는 신전과 천문 관측대의 기능을 겸하며 점진적 상승형태로 신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했으며, 왕궁 건축에서는 이집트의 영향을 받아 정사각형 평면에 많은 기둥을 사용하고 중앙 집중형 배치를 보여주었다. 또한 왕궁의 알현실은 웅장한 내부 공간을 통해 제국의 권위를 드러내고자 했다. 이처럼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지구라트와 왕궁 건축은 당시 사회구조와 신앙, 그리고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며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1.3. 고대 이집트 건축
1.3.1. 분묘 건축: 마스타바와 피라미드
마스타바(Mastaba)는 벽돌이나 석재로 이루어진 직사각형의 구조물로서 평평하거나 단이 있는 경사면을 가진 이집트 왕조 초기의 분묘 건축 양식이다. 이집트 왕, 왕족, 귀족의 분묘로 건설되었으며, 내부는 의식공양실, 사자조상실, 사체보관실 등으로 구성되어 신전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처음에는 주로 흙벽돌을 이용하다가 점차 석재를 사용하여 건설하였고, 형태는 평지붕과 경사벽으로 구성된 입방체의 단순 기하학적 구조를 지녔다.
피라미드(Pyramid)는 파라오의 분묘로서 파라오란 신, 왕, 대사제의 역할을 담당하며 모든 땅과 생산물을 소유하는 권력을 상징하는 존재이기에 이집트 고대문명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자 신과 같이 절대적인 왕의 권력을 상징하고자 지어진 것이다. 피라미드의 변천단계로는 마스타바가 다수 겹쳐진 계단 형태의 단형 피라미드, 사면이 완만한 곡면으로 이루어진 사각뿔 형태의 굴절형 피라미드, 일반적인 사각뿔 형태의 일반형 피라미드가 있다. 피라미드는 석회암반 지반 위에 건축되었으며, 내부는 석회석, 외부는 백색화강석으로 조적식 구조를 이루고 있다. 내부는 주출입구, 상승 및 하강 경사로, 회랑, 왕의 묘실, 여왕의 묘실, 부묘실, 환기구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거대한 외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을 가지고 있다. 이는 치밀한 설계에 의한 배치 구도를 통해 피라미드에 침입하려는 시도를 차단하고자 함이었다.
마스타바와 피라미드는 이집트 고대 분묘 건축의 대표적인 양식으로, 고대 이집트인들의 풍요로운 현세와 내세에 대한 신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피라미드는 이집트 건축 양식의 특징을 대표하는 상징적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1.3.2. 신전 건축: 장제신전과 예배신전
고대 이집트 문명의 신전 건축은 크게 장제신전과 예배신전으로 구분된다.
장제(장례)신전은 현인신(神)인 파라오를 위해 건설된 것으로, 피라미드적인 사체 보관소의 개념과 암굴분묘의 공간성을 결합한 형태를 띤다. 대표적인 예로 멘투헤텝 신전과 셉수트 여왕 신전을 들 수 있다. 멘투헤텝 신전은 정방형의 2중 기단 위에 피라미드를 가설한 형태를 보이며, 셉수트 여왕 신전은 산 절벽을 배경으로 멘투헤텝 신전과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셉수트 여왕 신전은 여주에 의해 지지되는 3단의 넓은 테라스를 연결하는 직선의 경사로를 통해 성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람세스 2세의 암굴신전인 아부심벨 신전은 거대한 조각상이 입구 전면에 위치한 특징을 지닌다.
예배신전은 태양신 라(Ra)와 암몬(Amon) 및 그들의 방계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