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기독교윤리학의 이해
1.1. 기독교윤리의 뿌리
기독교윤리의 뿌리는 성경과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에 있다. 성경은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윤리적으로 살아가는 법칙과 모범을 제시한다. 특히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삶은 기독교 윤리의 근간을 이룬다. 예수님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강조하며, 사랑과 긍휼, 정의와 공의, 용서와 화해의 윤리를 보여주셨다. 초대 교회는 이러한 예수님의 가르침과 실천을 따르며 서로 돌보는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바울 사도는 그리스도인의 생활 윤리를 강조하였는데, 구원받은 자들이 성령의 인도를 따라 거룩한 삶을 살아가도록 촉구했다. 또한 어거스틴은 인간의 타락과 죄성을 강조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의지하여 선한 삶을 살아가야 함을 주장했다. 이처럼 성경과 초대교회의 전통은 기독교 윤리의 토대가 되었다.
중세 시대에는 교회가 국가와 결합하면서 교리가 곧 윤리가 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아퀴나스는 하나님의 이성적 섭리에 따른 자연법을 강조하며, 인간의 이성을 통한 윤리적 삶의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신학과 윤리가 분리되지 않았기에 기독교 윤리학은 독자적인 영역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종교개혁 이후 근대에 접어들면서 신학과 윤리의 관계가 재정립되기 시작했다. 칼빈은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며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소명을 역설했고, 이는 이후 개혁주의 윤리학의 기반이 되었다. 한편 계몽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이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교리와 윤리의 분리를 주장하였다. 이를 통해 기독교 윤리학이 독립된 학문 분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처럼 기독교윤리의 뿌리는 성경과 초대교회의 전통에서 찾을 수 있으며, 역사적 과정을 거치며 발전해왔다고 볼 수 있다.
1.2. 주요 기독교 윤리학자들의 사상
1.2.1. 바실, 그레고리, 아퀴나스
바실은 갑바도기아의 세 교부 중 한 명으로, 수도원 운동의 창시자이자 서방과 동방 영성 운동의 기초를 닦은 신학자이다. 바실은 당시 금욕주의자들이 사막과 같은 은둔지로 나아가 혼자 또는 2-3명이 함께 금욕생활을 실천했던 수도원 운동이 이기주의와 게으름을 촉발한다고 보고, 공동생활을 통한 거룩성의 추구를 강조하였다. 바실에게 금욕생활의 목표는 인간의 구원에 있었으며, 이를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바실에게 금욕생활이란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첫째, 내면적으로는 욕정에서 나오는 악을 벗겨내는 것이었고, 둘째, 외적으로는 세상적인 소유물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이는 물질적 이익을 갈망하면서 생기는 영혼의 혼란을 막기 위함이었다. 특히 바실은 청빈한 경제생활에 대한 권고의 중심을 두었는데, 재화를 공동생활에 필요한 것과 개인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구분하여 필요에 따라 배당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바실이 제시한 극단적인 금욕주의적 삶은 대부분의 신자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에, 바실의 윤리 사상은 일부 은둔 성직자들에게만 한정되었다. 이는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를 소수의 종교적 특권층에 제한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바실의 윤리 사상은 당시 기독교 윤리의 근간을 이루었지만, 보편적인 생활윤리로 제시되기는 어려웠다고 볼 수 있다.
1.2.2. 칼빈, 에드워즈, 본회퍼
칼빈은 구원을 도덕적 삶의 기초로, 그리스도를 닮는 것을 도덕적 삶의 목적으로 삼았다. 그는 성령의 내재적 능력으로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그의 윤리는 지극히 구원론적이고, 기독론적이면서 성령론적이다.
칼빈은 율법의 기능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는 도덕적 거울로서 인간에게 자신의 죄성을 드러내어 겸손해지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것으로서 시민법의 역할을 한다. 셋째는 신자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가르쳐 주는 것으로, 신자들이 이를 통해 하나님 앞에 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칼빈은 성경에 근거한 윤리의 근간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삶 속에서 실천할 것을 요구했다. 그에게 있어 윤리는 단순히 도덕적 규범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내는 것을 의미했다.
에드워즈는 참된 덕이 자율적 윤리를 철저하게 비판하면서도 그리스도인에게는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한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참된 덕은 신앙의 증거이자 확신을 주는 기능을 한다. 즉 죄와 싸우며 하나님을 향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참된 덕이라는 것이다.
본회퍼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부름에 순종하는 삶을 강조했다. 그는 신학에서 종교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세속적인 실천을 강조했는데, 이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자연세계 안에서만이 아니라 초자연세계의 실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본회퍼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은 철저하게 성경에 근거한 삶을 살아야 하며, 이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요약하면, 칼빈은 성령의 능력으로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을 강조했고, 에드워즈는 참된 덕을 통한 신앙의 증거와 확신을 강조했으며, 본회퍼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부름에 순종하는 삶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1.2.3. 쉐퍼, 도킨스, 롤즈와 노직
쉐퍼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유물론에 대응하여 하나님은 실재하신다는 전제 위에서 전개된다고 이해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주관적인 관점과는 독립하여 객관적으로 실재하시는데, 이 때 하나님은 무한성과 인격성이라는 두 가지 속성을 지니고 계신다. 하나님은 인격을 지니신 분이기에 의사소통과 사랑의 교제의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하나님은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를 유한한 유기체로 만드셨는데, 이는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이 서로 긴밀하게 의존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존재들로 만드신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른 동물들을 비인격적인 존재로 만들고, 인간에게만 인격성을 부여하셨다. 이를 통해 인간을 다른 동물들보다 질적으로 우월한 존재로 두어 동물들을 다스리게 하셨다.
이에 따르면 기독교 생명윤리는 인간의 신체적 생명이 천하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가치나 복리의 총합보다 더 무겁다는 생명 존중정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