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행복의 기원: 인간 행복의 본질
1.1. 행복은 생각인가
행복은 생각인가"는 인간의 행복이 물리적인 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뇌에서 합성되는 경험이라는 점을 말한다. 우리가 용돈을 받고 기쁨을 느낄 때 그 행복감은 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이라는 자극이 뇌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시켜 일시적인 '좋다'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색맹인 사람에게 사과는 빨갛게 보인 적이 없다"는 비유로 설명한다. 사과의 빨간색은 사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는 사람의 뇌에서 생성되는 경험이다. 마찬가지로 행복감도 뇌에서 합성되는 경험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행복이 단순히 외부 환경이나 대상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보여준다.
1.2. 인간은 100% 동물
인간은 100% 동물이다.
동물의 모든 특성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다. 특히 '모든'이란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 역시 생존을 위한 도구이다.
인간이 농경생활을 하며 본격적으로 문명을 가진 것은 길게 잡아야 6천 년 전부터다. 이 시간을 1년으로 압축하면, 인간이 문명생활을 한 것은 365일 중 고작 2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364일 22시간은 피비린내 나는 싸움과 사냥, 그리고 짝짓기에만 전념하며 살아왔다.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1년 중 고작 2시간에 불과한 이 모습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어처구니 없게도 우리는 더 이상 동물이 아닌 줄 안다. 그러나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면, 600만 년간 유전자에 새겨진 생존 버릇들이 그렇게 쉽게 사라질 리 없다. 인간은 여전히 100% 동물인 것이다.
진화론은 현재 심리학에 막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이 새로운 물결에 이상할 정도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연구자들이 한 부류 있다. 바로 행복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서양학자들은 진화론과 대조적 시각을 가졌던 한 철학자의 영향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철학자는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이다.
1.3. 다윈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행복
행복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갈림길이 나타났다.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로 대변되는 철학에 바탕을 둔 전통적인 관점이고, 또 하나는 새롭게 개통된 진화론이라는 코스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행복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단언했다. 행복을 뭔가를 위한 수단이나 도구가 아니라, 모든 인생사가 향하는 최종 종착지로 보았다. 이 철학적 관점이 2천 년간 큰 흔들림 없이 유지돼왔고, 이것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행복에 대해 갖고 있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 오랜 관점과 진화론은 정면 대립된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모든 특성은 생존을 위해 최적화된 도구이다. 동물의 모든 특성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이며, 특히 '모든'이란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화론에 따르면 행복감 또한 생존을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지, 삶의 최종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관점과 진화론은 행복의 본질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전자는 행복을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보지만, 후자는 행복을 단순한 생존 수단으로 규정한다. 이처럼 행복에 대한 두 관점의 대립은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행복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4. 동전탐지기로 찾는 행복
우리 뇌도 동전탐지기처럼 뭔가를 찾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무엇인가 손에 쥐기 위해서는 그것을 찾으려는 의욕이 필요하고, 또 그 목표물에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알려주는 신호가 필요하다. 우리 뇌가 발생시키는 쾌감이 바로 그 두 가지 기능을 한다. 행복한 사람은 쉽게 말해 이 쾌감 신호가 자주 울리는 뇌를 가진 자다. 동전탐지기의 신호가 아무 때나 울리지 않듯 행복전구도 선별적으로 켜진다.
뇌가 꾸준히 찾는 그것, 혹은 그것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뇌의 유일한 관심사는 생존이라는 점이 결정적인 힌트다. 행복전구는 언제 켜질까? '우리는 언제 행복을 느낄까?'와 같은 질문이다. 인간이 음식을 먹을 때, 데이트를 할 때, 얼어붙은 손을 녹일 때 '아 좋아, 행복해'라는 느낌을 경험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만 또다시 사냥을 나가고,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행복감을 인간이 왜 느낄까?"라는 질문에 대한 간결하고도 건조한 답은 "생존, 그리고 번식"이다. 행복은 삶의 최종적인 이유도 목적도 아니고, 다만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적 도구일 뿐이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껴야만 했던 것이다.
1.5. 결국은 사람이다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