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구약신학의 역사와 본질
1.1. 구약신학의 역사
1.1.1. 합리주의 시대
합리주의 시대는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은 시기로, 당시 구약신학 연구자들은 종교와 이성을 대립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성경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자 했으며, 계시보다는 이성과 역사적 비판을 강조했다.
특히 J. P. Gabler는 성경의 신앙적 메시지와 역사적 진실 간의 구분을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구약신학은 구약의 신학적 가치를 해명하는 학문이며, 성경의 신앙적 진리를 이성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분은 성경에 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성경의 계시적 성격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성경의 역사성과 문화적 다양성에 주목한 역사비판학파들은 성서 본문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재구성하려 했다. 그들은 성서 저자의 의도나 신학적 관점보다는 본문 자체의 역사적 발전 과정에 주목했다. 이로써 성서 본문의 권위와 신학적 통일성은 크게 약화되었다.
이처럼 합리주의 시대의 구약신학자들은 계몽주의적 이성 중심주의와 역사비판주의의 영향 아래, 성경의 신앙적 측면보다는 역사적·문헌적 측면에 치중했다. 이로 인해 성경의 특수성과 계시적 성격이 희석되는 경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1.1.2. 보수적인 반동
보수적인 반동의 시대는 합리주의 시대로 인해 제기된 의문과 도전에 대한 교회와 전통주의자들의 거부 반응을 뜻한다. 합리주의 시대에 성경 비평과 탈신화화 작업에 대해 보수적 신학자들이 강력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구약성경의 역사성과 무오류성을 고수하면서 전통적 해석을 수호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 특히 독일의 신정통주의자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했다. 그들은 이성적 비평을 거부하고 계시에 대한 전승을 옹호하였다. 또한 성경의 역사성과 초자연적 요소들을 강조하면서 기존 해석을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수적 반동은 근본주의적 성향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었다. 성경의 문자적 해석에 집착하고 역사적 맥락을 간과하는 등 경직된 태도를 보였다. 이로써 구약신학이 고립되고 정체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수적 반동 시기는 전통적 신앙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었지만, 지나친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자세로 인해 오히려 구약신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구약신학은 종교사의 분리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1.1.3. 종교사의 분리
종교사의 분리"는 구약신학의 발전 과정에서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 시기에는 구약신학이 구약 성서의 종교사적 연구로부터 독립하게 되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과거에 구약신학은 주로 성서 본문에 대한 신학적 해석에 주력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학자들은 구약 성서를 역사적 문헌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구약 종교의 기원과 발전, 그리고 다른 고대 근동 종교와의 관계 등을 밝히는 역사적 연구가 활발해졌다.
이러한 종교사적 연구의 확산은 구약신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구약 성서를 신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더해, 성서 외적인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구약신학은 점차 성서 본문에 대한 신학적 탐구에서 벗어나, 구약 종교의 발전 과정을 다루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구약신학과 종교사의 분리는 학문적 분화를 의미했지만, 동시에 구약신학이 지닌 고유한 정체성을 위협하는 측면도 있었다. 성서 본문에 대한 신학적 관심에서 벗어나 외부적 요인들에 주목하게 되면서, 구약신학의 고유한 관점과 방법론이 모호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약신학자들은 종교사적 연구와 신학적 해석 사이의 균형을 모색해야 했다.
1.2. 구약신학의 본질
1.2.1. 계시의 본질
계시의 본질은 구약신학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이다. 계시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신을 드러내시고 소통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 역사 속에서 행하신 구체적인 사건과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구약성경은 하나님께서 점진적으로 자신을 계시하신 과정을 보여준다. 즉, 하나님께서는 태초의 창조로부터 시작하여 아브라함, 모세, 다윗 등의 인물들을 통해 계속해서 자신을 드러내셨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계시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개입하시어 구체적인 역사 속에서 자신을 나타내셨다.
또한 계시는 점진적이고 유기적인 성격을 가진다. 하나님의 계시는 구약 전체를 통해 점진적으로 심화되어 갔으며, 이는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통일된 목적을 이루어갔다. 구약신학자들은 이러한 하나님의 점진적이고 유기적인 계시 과정에 주목하였다.
이처럼 구약신학에서 계시의 본질은 하나님께서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시고 소통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초자연적이고 점진적이며 유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구약신학은 이러한 하나님의 계시 과정을 탐구하고 이해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1.2.2. 구약신학의 정의
구약신학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구약신학은 구약에 자신을 계시해 놓으신 하나님을 연구하는 학문이다"(p.45). 다시 말해, 구약신학은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점진적 자기 계시를 연구하는 것이다. 계약(Covenant)을 수단으로 해서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흡족하게 알리셨고, 구약신학의 주된 관심사는 하나님께서 구속의 목적으로 인간과 맺으신 계약에 있다.
구약신학은 단순히 고대 이스라엘의 종교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구약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와 그에 대한 이스라엘의 신앙적 반응을 연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구약신학은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실들을 기술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신앙의 진리를 밝혀내는 신학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1.2.3. 구약신학의 방법론
구약신학의 방법론은 구약신학자들이 구약성서를 연구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저자는 구약신학의 방법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저자는 구약신학자들이 단순한 고고학적 정보에 너무 많은 관심을 쏟고 성경이 산출한 정신과 정서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너무나 적다고 지적한다. 구약신학자들은 오히려 "구약의 규준적인(norm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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