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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
1.1. 참여와 대표의 위기
한국 민주주의의 참여와 대표의 위기는 민주화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민주주의는 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이익을 정치적으로 표출하여 대중 참여의 기반을 넓히는 장점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에 실패했다. 그 결과 정치체제의 안정에 기여하지 못하고 특권적 기득 구조와 계급 구조가 오히려 심화되었다.
첫째, 참여의 위기가 심각하다. 냉전 반공주의의 헤게모니와 보수편향의 정치 구조에 얹혀있는 외피에 불과한 한국 민주주의로 인해, 유권자 다수가 민주주의가 부여한 시민권의 행사를 거부하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20대 투표율이 크게 낮은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참여의 위기'를 잘 보여준다.
둘째, 대표성의 위기가 심각하다. 정당들이 정책결정 과정과 입법 과정에서 시민의사의 정당한 대표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무능한 집권당을 비판하기 위해 과거에 무능했던 정당을 지지할 유권자들이 많지 않다. 이는 이념적으로 협애한 정당체제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보수편향의 정치적 대표체제로 인해 서민과 노동계급의 이익 및 요구가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못하는 '노동 없는 민주주의'가 지속되고 있다.
요컨대 한국 민주주의는 기존의 권위주의적 정치질서와 그 맥락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참여와 대표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성격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1.2. 보수적 민주주의의 사회적 결과
보수적 민주주의의 사회적 결과는 계급 구조화의 심화, 교육과 계급 구조화, 지방의 배제와 초집중화 등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보수 편향의 정치 구조는 민주화 이후 더욱 강화되어 노동 없는 민주주의가 지속되었다. 노동의 이익과 요구가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었으며, 부동산 투기, 재테크, 펀드 관리에 휘말리는 등 일에 대한 헌신이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는 정당 체제의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당 체제가 완전 경쟁적인 공개 시장이 아닌 현상 유지를 위한 기존 정당들의 거래와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억압하기 위한 공모로 인해 보수 편향적 성격을 띠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계급 간 불평등 구조가 급격하게 심화되었다. 민주주의 시대에도 교육은 계급 간 불평등을 제어하는 기제로 작용하지 못했으며, 수도권으로의 중앙집중화가 더욱 심화되었다. 이러한 지역 불균형은 지역감정의 극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냉전 반공주의의 결과는 기득세력의 극우 보수적 사회구조와 만나 더욱 증폭되었다. 보수 편향적 정당 체제는 노동계급의 이익과 요구를 대변하지 못하게 했으며, 정치적 대표체제의 보수성은 한국 사회를 도덕적으로 타락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요컨대 보수적 민주주의는 계급 구조화를 심화시키고, 교육과 지역 불균형을 악화시키는 등 심각한 사회적 결과를 야기했다고 볼 수 있다.
1.3.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여전히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민주화 이후에도 한국 사회는 보수적 민주주의의 결과로 계급 간 불평등 구조가 급격하게 심화되었고, 지역감정의 극복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 민주화 이후 언론의 막강한 영향력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대두되었다.
특히 한국 민주주의의 최대 위협은 보수 편향적 정치 구조와 정당 체제라고 할 수 있다. 민주화 이후에도 정당들은 이념적으로 극히 협애한 틀에 갇혀 있어 시민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대결이 실질적인 대안 경쟁이 아닌 권력 경쟁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또한 지역감정을 활용한 정당 체제의 형성으로 인해 이념적 다양성과 사회적 균열의 대표성이 크게 저하되었다.
이처럼 민주화 이후에도 한국 사회는 보수적 민주주의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당 체제의 다양성 확보, 정치인과 시민사회의 유기적 관계 형성, 언론의 공정성 및 중립성 확보 등 다양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수 편향적 정치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1.4. 민주주의 개념과 민주화 운동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발전하고 실질적으로 민주주의가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민주주의에 대한 그 사회의 개념이 발전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지식인들이 주류 언론이 주도하는 이슈와 의제의 틀 안에 갇혀있어, 언론이 지식인 사회와 정치의 세계를 지배하는 담론의 생산자가 되었다. 그러나 민주화 운동은 이러한 틀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었다.
민주주의는 공적 이성의 사용을 통해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인 자유와 정치적 평등을 정치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를 중심에 포괄하는 정치적 이념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공정하고 주기적인 선거, 참여의 평등, 다수의 결정, 언론·집회·출판의 자유 등 절차적 최소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이러한 절차적 요건을 갖추고는 있으나, 실질적인 민주주의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대학생과 지식인 집단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들은 권위주의 체제에 저항하며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했다. 특히 4·19 혁명과 6월 민주항쟁은 한국 민주화의 핵심 사건이었다. 4·19 혁명은 독재 타도를 목표로 한 대규모 비폭력 학생 시위로 정권을 붕괴시켰다. 6월 민주항쟁은 1987년 군부 독재에 맞선 범국민적 민주화 운동이었다. 이 운동들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규범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제도권 정치와 분리되어 전개되었다. 운동 세력이 정치 과정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면서 민주화 이후에도 실질적인 개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또한 민주화 이후 보수적 정당 체제가 고착화되어 민주주의가 보수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실천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결국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함께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역량이 필요하다. 단순히 절차적 민주주의를 갖추는 것을 넘어 실질적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개혁이 필요할 것이다.
2. 국가 형성과 조숙한 민주주의
2.1. 민중 동원의 사회와 강력한 국가의 탄생
해방 공간의 등장은 민중의 자발적이고 폭발적인 동원을 수반했다. 이는 식민지 통치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독립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의 분출이었다. 일제 강점기하에서 식민통치의 필연적 산물로 한국 국민들은 처음으로 '민족'이라는 근대적 집단적 자아를 발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 민족주의는 일본이나 독일과 달리 저항의 성격이 강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세력과 문화 교육 운동 중심의 보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