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중세와 근세의 전환기
1.1. 중세 말기의 사회적 배경
1.1.1. 봉건제도와 교회의 보수성
봉건제도와 교회의 보수성은 중세 사회를 지배하던 두 주요 요소였다. 봉건제도는 9세기에 개인들 간의 계약에 의해 발생하여 점차 발전하였으며, 토지 소유를 기반으로 성립되었다. 봉건제도는 원래 집권적으로 통제된 것이 아니라 개인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보수적이었다. 또한 경제적, 사회적 구조가 개인적 관계에 기반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수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봉건제도는 상업의 부활과 화폐경제의 발달로 인해 점차 쇠퇴하게 되었다.
한편 중세 교회는 초기 기독교의 청빈, 금욕, 내세관을 계승하고 있었다. 중세 사상가들은 진정한 종교 생활은 세속 세계를 떠나 수도사의 생활에서 찾아야 한다고 믿었다. 교회는 도시의 새로운 경제 생활에 대해 제한을 가하고 기독교적 도덕의 기준 내에서 이익 충돌을 해결하려 하였다. 이러한 교회의 보수적인 태도는 길드 체제 아래에서는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었지만, 화폐경제의 발달과 상업의 부활로 인해 교회의 권위는 점차 실추되기 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봉건제도와 교회의 보수성은 중세 사회를 지배하였지만, 상업과 화폐경제의 발달, 도시의 발달 등 중세 사회의 동적 요소에 의해 점차 약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르네상스 시대를 개막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1.2. 상업의 부활과 화폐 경제의 발달
상업의 부활과 화폐 경제의 발달은 중세 말기 사회가 변화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었다. 11세기부터 상업이 점차 부활하기 시작하면서 이탈리아는 국제무역의 중심지로 발전하게 되었고, 이는 유럽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상업의 부활은 먼저 지중해 세계에서 일어났다. 이슬람세력의 약화와 봉건사회의 안정화로 내륙여행이 안전해지자, 이탈리아 상인들은 동방과의 직접 교역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십자군 운동은 지중해 지역의 기독교 세계에게 새로운 상업지를 마련해 주었다. 또한 북부 유럽에서는 노르만의 해적 행위가 중지되면서 평화로운 교역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상업의 부활은 곧 화폐 경제의 발달로 이어졌다. 자연경제에 한계를 지니던 중세 사회가 교환의 매개체로 화폐를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화폐의 사용은 봉건적 생활양식에 변화를 가져와, 도시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활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상인들은 수출입 무역에 종사하면서 점차 대규모 기업가로 성장해 나갔다. 모직공업, 피혁업 등 수출산업이 발달하고 대금업과 은행업이 발달하면서, 이탈리아는 유럽 금융업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상업 자본가들은 토지귀족과 결탁하거나 그들의 토지를 매입하여 도시 귀족층을 형성했다.
상업과 화폐 경제의 발달은 중세 봉건제도의 해체와 새로운 사회 세력의 등장을 가져왔다. 토지소유에 기반했던 봉건귀족의 입지가 약화되고, 상공인과 금융업자들이 새로운 지배 계층으로 부상했다. 이는 곧 정치적 변화로 이어졌는데, 중앙집권적 영역 국가가 대두하고 봉건제도가 점차 붕괴되어 갔다.
이처럼 상업과 화폐 경제의 발달은 중세 봉건 사회의 근간을 흔들어 놓았고, 새로운 사회 질서와 문화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1.1.3. 도시의 발달
중세 말기에 이르러 유럽 사회 전반에서 봉건제도와 교회의 보수성이 점차 약화되면서, 도시의 발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상업의 부활과 화폐 경제의 발달에 힘입은 바가 크다.
13세기 후반에 이르러 이탈리아의 중부와 북부 지역에서는 기존의 봉건제도가 퇴락하고 정치적으로 독립된 도시국가들이 출현하였다. 이러한 자치도시들은 주변 농촌 지대까지 지배하며 도시국가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기존의 봉건 귀족층과 토지 소유자들이 도시로 유입되면서 도시의 경제활동과 정치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
13세기 후반기의 경제 발전기에는 사회계층의 변화가 심화되었다. 상인들의 현실적인 감각이 사회 전반에 침투하면서 이탈리아 특유의 시민문화 기반이 형성되었다. 이탈리아는 지리적 위치와 상업상의 교류 여건 때문에 이슬람과 비잔틴 문화권과의 접촉 가능성이 가장 많았고, 실제로 그런 교류가 유지되고 있었다. 또한 독자적인 문화 전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와 이질적인 스콜라 철학이 발달한 프랑스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특수한 사회구조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었던 이탈리아의 꼬무네(Commune, 자치도시)들은 봉건제도의 붕괴와 상업의 발달을 계기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이는 향후 르네상스 문화의 발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1.2. 르네상스의 개념과 의의
르네상스는 중세와 근세사이(14~16세기)에 일어난 서유럽 문명사에 나타난 역사시기와 그 시대에 일어난 문화운동이다. 르네상스라는 용어의 어원인 RE (again) + NASCERE (birth)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재생" 또는 "부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르네상스는 고대 그리스·로마문화를 이상으로 하여 이들을 부흥시키고 중세의 금욕과 절제의 암흑속에서 벗어난 인간 이성·인간성의 해방에 그 의의를 두고 있다.
즉, 르네상스는 중세의 신 중심의 세계관을 인간 중심의 세계관으로 바꾼 근대문화의 싹이었다. 르네상스는 처음에는 예능분야에서 시작되었으나 뒤에는 사상 ·문학 ·미술 ·건축 등 다방면에 걸친 영향을 끼쳤다. 이 운동은 14세기 후반부터 15세기 전반에 걸쳐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통설이며, 곧 프랑스 ·독일 ·영국 등 북유럽 지역에 전파되어 각각 특색있는 문화를 형성하였고 근대 유럽문화 태동의 기반이 되었다.
1.3.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배경
1.3.1. 초기 인문주의 전통
르네상스를 시작한 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