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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1.1. 1990년대 한국 시문학의 특성
1990년대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급격히 성장한 시기이다. 이에 따라 시문학 분야에서도 다양한 양상이 나타났다.
첫째, 현실 참여적 민중시가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박노해와 백무산의 시는 '성찰의 시학'을 보여주며, 이념의 과잉으로 인한 상처를 성찰한다. 또한 김남주는 민중시에 대한 세련된 비판 담론을 펼치며, 민중에 대한 애정과 민중의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고자 한다.
둘째, 여성 시인들이 크게 부각되었다. 김혜순, 김정란, 정끝별, 최정례 등의 여성 시인들은 그동안 간과되었던 여성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김혜순과 김정란은 여성시에 대한 강한 자의식을 드러낸다.
셋째, 생태시가 크게 주목받았다. 김지하의 '생명사상', 정현종의 '생태학적 상상력', 김동호의 '시적 유머' 등은 자본주의 물신화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생명'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이들은 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유기체로 바라보며,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고자 한다.
넷째, 일상의 저면에 대한 관심과 속물적 근대성에 대한 비판이 나타나는 '신서정시'가 주목받았다. 기존의 서정시와 달리 유하, 함민복, 박정대 등의 작품은 후기 자본주의 문화 기호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다.
다섯째, 현실의 논리 바깥에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환상시'가 대두되었다. 함기석, 이수명, 김참 등의 시인들은 영상 매체의 발달이 환상시의 미학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1990년대 한국 시문학은 다양한 갈래와 양상을 보였다. 이는 당시 사회·문화적 변동 속에서 시인들이 새로운 주제와 형식을 모색하며 시문학의 지평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1.2. 시문학의 다원적 양상
1990년대는 시에서 다양한 흐름이 나타났다. 첫째, 현실참여 계열의 시가 지속되었다. 둘째, 여성시가 두드러지게 대두되어 여성을 둘러싼 현실에 대한 비판과 관련한 주제의 여성시들이 꾸준히 발표되었다. 셋째, 생태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는데 시적 사고의 본질이 모든 생명체를 하나로 보는 것이기에 이러한 생태학적 상상력이 중요해졌다. 넷째, 일상을 섬세하게 그리는 신서정시가 전개되었으며 반근대, 근대, 탈근대가 복잡하게 뒤얽힌 현실 속 서정이 형상화되었다.
이처럼 1990년대 시는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었다. 현실참여 시, 여성시, 생태시, 신서정시 등 각기 다른 주제와 성향을 가진 시들이 공존하며 시문학의 다원성을 드러냈다. 이는 사회적 변화와 함께 시인들의 개성과 관심사가 다양해짐에 따른 결과로, 시문학이 폭넓게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2. 민중시
2.1. 박노해와 백무산의 성찰적 시학
박노해와 백무산의 성찰적 시학이다. 박노해와 백무산의 시들은 '성찰의 시학'에 수렴되는 모습이다. 박노해 「그해 겨울 나무」, 백무산 「그 아이 집」의 성찰은, 이념의 과잉으로 주체와 타자에 깊은 상처를 냈던 일들에 대한 근원적 반성을 내포한다. 박노해의 성찰을 "구도적 욕망이 낳은 과잉 주관성의 산물"로 비판하는가 하면, 백무산의 자기 전복적 성찰이 정치적 전위조직을 통한 노동자 권력의 획득을 버리는 과정에서 현세적 삶을 초월해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쉽게 떨쳐낼 수 없기 때문이다.
2.2. 김남주의 민중시에 대한 비판 담론
김남주의 민중시에 대한 비판 담론이다. 민중시의 세련된 비판 담론도 중요하지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이 땅의 민중에 대한 애정과 민중의 인간다운 삶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욕망을 품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민중이 삶에 밀착하여 묵묵히 시를 쓰고 있는 민중 시인들의 시작에 애정을 갖는 것이다. 민중의 삶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