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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는 현대사회에 전체주의가 도래하여 우리가 맞게 될 파국을 그린 대표적인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사람의 정신마저 통제하는 독재의 정점 '빅 브라더'에 맞서 인간 정신을 지키고자 싸우는 하급 당원의 모습을 그렸다. 『1984』는 급변하던 20세기 세계를 반영하는데, 역사적 사실은 물론 문학적 구조로도 이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조지 오웰이 예견한 디스토피아와 관련하여 현대 미술이 어떻게 대응하였는지도 알아본다. 이를 통해 작가가 사회에 던진 경고와 위험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2.1. 유토피아의 정의와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유토피아(Utopia)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를 의미한다. 이 용어는 1516년 토마스 모어(Thomas More)가 라틴어 『유토피아』(De Optimo Rei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를 통해 처음 사용했다. 유토피아는 그리스어의 "아니다, 없다"를 뜻하는 '우(ou)'와 "장소"를 뜻하는 '토포스(topos)'가 결합된 단어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향적인 사회를 지칭한다.
토마스 모어는 16세기 영국의 인문주의자로서, 왕당파와 개신교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던 시기에 살았다. 그가 눈여겨본 영국의 사회·경제적 상황 속에서,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를 통해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을 그려냈다. 『유토피아』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권은 당시 영국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묘사하고 제2권은 이상향 국가 유토피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토피아 섬에 사는 10만 명의 주민들은 각자의 필요에 따라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며, 집들은 모두 똑같고 자물쇠가 필요 없을 만큼 안전하다. 또한 누구나 하루 일정 시간 노동에 종사하며, 문화센터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유토피아 사회에는 가정부, 사제, 귀족, 하인, 거지가 존재하지 않으며 사유재산도 없다. 이처럼 모어가 제시한 유토피아는 공산주의적 성격이 강한 이상향으로, 모든 구성원이 평등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지향한다.
그러나 모어가 묘사한 유토피아 사회는 복종과 획일화를 요구하는 지극히 가부장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간통이나 탈출 시도 등의 행위는 엄중히 처벌되며,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이 상당 부분 제한되어 있다. 이처럼 모어가 구상한 유토피아는 이상적인 면모와 더불어 전체주의적 특성도 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당시 영국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보다 나은 공동체의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 저작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완벽한 사회를 상상했지만, 그 바탕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지향하는 모어의 이상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2.2. 디스토피아 문학의 등장 배경
디스토피아 문학의 등장 배경은 20세기 초반 자본주의 및 공산주의 이념의 실현이 실패하면서 이상향에 대한 회의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19세기까지 인간은 과학 문명이 참담한 현실을 타개해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첨단 기술이 도리어 인간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유토피아를 실현하지 못하고 오히려 현실과 유토피아의 거리감만 더욱 벌어지게 했다. 이에 따라 20세기 사상가들은 유토피아의 정반대인 디스토피아를 창조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디스토피아 문학 작품으로는 조지 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 등이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전체주의 권력이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 사회를 그려내며, 현대 사회의 위험한 경향을 예고한다."
3. 조지 오웰 『1984』
3.1. 『1984』의 시공간과 등장인물
『1984』의 시공간과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간적 배경은 1984년이다. 조지 오웰이 1949년에 집필한 이 소설은 핵전쟁이 끝나고 세계가 오세아니아, 동아시아, 유라시아라는 세 초국가로 통일된 미래 사회를 다루고 있다. 오세아니아는 영국에 기반을 둔 "영국 사회주의(Ingsoc)"를, 동아시아는 "죽음 숭배"를, 유라시아는 "네오볼셰비즘"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 세 국가 모두 전체주의가 철저히 지배하고 있는 암울한 미래 사회이다. 즉, 작가가 묘사한 1984년은 근미래에 해당하는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외부당원인 윈스턴 스미스이다. 오세아니아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세 계급 중 가장 낮은 계급인 외부당원에 속한 윈스턴은 진리부에서 일하며, 당의 위선을 깨닫게 되면서 체제 일탈자가 된다. 그는 같은 진리부 직원인 줄리아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윈스턴과 줄리아는 "미래를 향해, 과거를 향해, 사고가 자유롭고 저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