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표일드르륵, 드르륵. 머리맡에 놓인 휴대폰이 요란하게 몸을 떤다. 굳이 발신자를 보지 않더라도 누구로부터 걸려온 전화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십중팔구는 시골 ...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도 잠을 자는 게냐? 아, 어서 오지 않고 뭐하는 게야?”아버지께서는 분명 새벽부터 일어나 외출 준비를 하고 계셨을 것이다. 그리고 무슨 투표일만 되 ... 면 항상 이렇듯 아침 일찍부터 전화를 하셔서 재촉하신다. 그도 그럴 것이 교통이 불편한 시골이기에 투표소가 마련된 면사무소까지 가려면 반드시 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