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이해-연애시해석(이윤학의`오리`)

소개

이윤학의 `오리`를 필자 나름대로 해석해보았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고등학교 재학 시절, 언어영역 중에서 제일 자신 없는 부분이 ‘시’였다. 도저히 그 시가 품고 있는 함축적인 의미를 알 수 없었고 말 그대로 알쏭달쏭했다. 그래서 무조건 시대별, 작가별로 시의 특징을 외우기만 했었다. 시 중에 필자는 단순한 ‘연애시’로만 느꼈던 ‘시’들이 ‘광복이나 통일을 염원하는 시’가 많았다. 이번 레포트에서는 필자가 느끼기에(이 시의 본래 의도가 ‘연애시’가 아닐 수도 있다.) 순수한 ‘연애시’를 나름대로 해석해 보고자 한다.
오리
이윤학
오리가 쑤시고 다니는 호수를 보고 있었지.
오리는 뭉툭한 부리로 호수를 쑤시고 있었지.
호수의 몸속 건더기를 집어삼키고 있었지.
나는 당신 마음을 쑤시고 있었지.
나는 당신 마음 위에 떠 있었지.
꼬리를 흔들며 갈퀴손으로
당신 마음을 긁어내고 있었지.
당신 마음이 너무 깊고 넓게 퍼져
나는 가보지 않은 데 더 많고
내 눈은 어두워 보지 못했지.
나는 마음 밖으로 나와 볼일을 보고
꼬리를 흔들며 뒤뚱거리며
당신 마음 밖으로 나와 볼일을 보고
꼬리를 흔들며 뒤뚱거리며
당신 마음 위에 뜨곤 했었지.
나는 당신 마음 위에서 자지 못하고
수많은 갈대 사이에 있었지.
갈대가 흔드는 칼을 보았지.
칼을 꺾이는 걸 보았지.
내 날개는
당신을 떠나는 데만 사용되었지.

서점에 가면 ‘연애시’ 시집들이 많다. 필자는 낯간지러울 정도로 달콤한 말들로 적혀있는 시보다 위 시처럼 툭 툭 내던지듯 말하는 시가 더 마음에 와 닿는 편이다.

참고자료

· - ‘오리’-이윤학 시집, <그림자를 마신다>, 문학과지성사, 2005,
· - 본문 4쪽의 연애시를 읽는 몇 가지 이유 : <쨍한 사랑 노래>, 박혜경 이광호 엮음, 문학과 지성 (이광호의 해설<연애시를 읽는 몇 가지 이유>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