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하는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막스 오필스. 1948) 분석

소개

『알지 못하는 여인으로부터 온 편지』(막스 오필스. 1948)

목차

움직이는 카메라
차이와 반복 그리고 순환
마치며

본문내용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 인물이 움직이는 동작을 카메라가 따라가는 것은 뭔가 역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계단 위로 올라가는 리자와 브란트를 따라 가는 크레인 shot, 거리, 복도 등을 걷는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을 따라가면서 잡는 shot 등은 분명 long shot이 아니다. 물론 full shot으로 잡은 장면도 있지만 인물이 화면에서 꽉 찬 상태로 그 인물을 카메라는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유로운 연기가 아니라 더 나아가 long shot에서 미묘하고 흐릿하게 보이는 인물이 아니라 좀더 가까이 동작을 보여주려고 하는 어떤 의도다.
여기서 새로운 뭔가가 생긴다. 즉 카메라가 움직이는 것은 화면 내에 존재하는 인물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 다시 말해 카메라의 움직임이 목적이 아니라 인물 한 사람 혹은 여러 명을 한 프레임에 담기 위해 카메라가 자연스럽게 따라 간다는 것이다. 이 것은 마치 화면 내에서 존재하는 요소를 더욱 중시하는 미장센, 더 정확하게는 움직이는 미장센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막스 오필스는 왜 인물들을 화면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않고 계속 넣은 채로 유지하려고 했을까? 사각이라는 프레임 틀에 갇혀버린, 그래서 더 나아가 운명에 종속되어 버린 인물을 표현하고자 한 것일까? 아니면 생활 속에서, 즉 움직이면서 활동하는 인간의 미묘한 감정, 표정들을 잘 잡아내기 위한 것일까? 역시 정확한 대답은 알 수가 없지만 좀더 접근해 가기 위해 이 작품의 장르에 기대어 보자. 소위 멜로 영화는 사랑과 아픔, 그리움과 실망 등 남녀간에 미묘한 감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감정이 충분히 전달되기 위해선 인물의 세세한 동작과 표정이 잘 드러나야 할 것이다. 내가 보기엔 이러한 등장인물의 움직임과 표정을 잘 드러내기 위해 인물을 지속적으로 따라가는 카메라의 움직임을 사용한 것 같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