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동명신화에 대한 연구사정리

소개

부여의 동명신화에 대한 연구사 정리입니다.

목차

1. 머리말
2. 동명신화에 대한 문헌적 고찰
3. 동명연구의 시작과 진행과정
4. 동명신화 연구의 논쟁
5. 동명신화 연구방법
6. 맺음말
※ 참고문헌

본문내용

2. 동명신화에 대한 문헌적 고찰

동명(東明)은 부여(夫餘)의 시조(始祖)인가, 고구려(高句麗)의 시조인가. 그 간 동명신화를 다룬 많은 연구에서 이에 대하여 언급해 왔는데, 혹자는 부여의 이기백·이기동, 『한국사강좌Ⅰ : 고대편 』,일조각, 1983, 75~77쪽.
, 혹자는 고구려의 시조라고 하였고 이병도, 『한국고대사연구』,박영사, 1985, 216~218쪽.
, 또 한편에서는 부여의 시조이면서 그와 뿌리를 같이 하는 고구려의 시조이기도 하다 김정학, 「한국신화의 연구」,『한국상고사의 연구』,범우사. 1990, 18~34쪽.
고 주장하고 있어서, 아직 확실한 정설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동명신화는 부여나 고구려의 기원을 연구하는데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생각되어져 이에 관하여 고찰해 보려고 한다.
동명신화를 전하고 있는 기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1세기 경에 후한의 왕충이 저술하였다는 『논형(論衡)』으로 알려져 있다. 『논형』에 실린 동명신화를 살펴보면,

북이 국왕(北夷 國王)의 시비(侍婢)가 임신하자 왕이 이를 죽이려고 하였다. 시비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크기가 달걀만한 기(氣)가 있어 하늘로부터 내게로 내려와 이로 인하여 임신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후에 아들을 낳자 그것을 돼지우리에 버렸는데 돼지가 입김을 불어주어 죽지 않았고, 마굿간에 넣었더니 말도 입김을 불어주어서 죽지 않았다. 왕은 천자(天子)인가 의심하여 그 어미에게 그를 거두어 기르도록 하고 이름을 동명이라 하였으면 소와 말을 돌보도록 하였다. 동명이 활쏘기를 잘하자 왕은 그 나라를 빼앗을까 두려워서 그를 죽이고자 하였다. 동명은 달아나서 남쪽의 강에 이르렀는데, 활로 물을 치자 물고기와 자라들이 부상하여 다리를 만들어서 동명은 강을 건넜지만, 물고기와 자라들이 곧 해산하여 쫓아오던 병사들은 강을 건너지 못하였다. 동명은 도읍을 세우고 부여의 지역에서 왕이 되었다. 이리하여 北夷에 부여국이 있는 것이다.

라며 부여의 시조 동명에 관한 설화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실린 동명신화가 어떤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인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이 책이 만들어진 시대는 이미 한사군(漢四郡)이 설치된 후이므로 부여나 고구려 지역에 실제로 중국인의 왕래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고, 다른 기록에서 보이듯이 후한과 부여는 서로 빈번히 왕래하며 우호적인 접촉을 거듭하였기 때문에 『논형』의 저술가가 자료를 수집하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논형』에 실린 동명신화가 단순히 신화소개를 위해 실린 것이 아니라 길험 『논형(論衡)』에서는 권이 길험편(卷二 吉驗篇)의 머리말을 통해, “무릇 사람은 귀한 명(命)을 하늘에서 받았으므로 반드시 길험(吉驗)이 땅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천명(天命)이라고 한다. 길험은 하나가 아니라 혹은 인물(人物)로써 하고, 혹은 정상(楨祥)으로써 하고, 혹은 빛이나 기(氣)로써 한다.”라고 하면서 많은 설화(說話)를 모아 실었다.
을 증명하기 위한 일예로서 수록된 것이고, 또 중국의 신들이며 왕들인 황제(黃帝)·요순(堯舜)·후직(后稷)의 바로 다음 순서로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동명신화는 『논형(論衡)』의 저술 훨씬 이전에 이미 중국인들에게 신기한 이야기 거리로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볼 때 『논형(論衡)』에 실린 동명신화가 고구려의 것이 부여의 것으로 잘못 전해졌다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동명에 관한 신화는 이외에도 『삼국지(三國志)』, 『후한서(後漢書)』 등 중국정사의 부여전에 기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면에서는 동명의 출신국명과 건넌 강 이름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줄거리는 비슷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세가지 책에서는 동명을 부여의 시조왕으로서 인식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부여가 494년에 멸망한 이후 동명신화는 점차로 혼란스럽게 사서(史書)에 기록되기 시작하였다. 7세기 초에 편찬된 『양서(梁書)』 권오십사권 동이전(東夷傳) 고구려전조(高句麗傳條)의 동명신화는 앞에 서술한 세권의 책과 내용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이 그 출신국명과 건넌 강이름만 바뀌었으나, 그 서두와 말미에서 고구려 사람이라는 글자를 첨언하여, 동명이 부여의 시조임은 부정하지 않으면서 교묘히 고구려와 연결시켜 놓았다. 그러나 이보다 조금 앞선 6세기 중엽에 편찬된 『위서(魏書)』의 고구려전에는 고구려의 시조로 이미 주몽을 등장시키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실제로 양나라에 동명이 고구려의 시조라고 전해진 것이 아니라 그 위치상 아직 주몽신화가 알려지지 않아 그에 관한 자료가 없자 사서(史書)의 저자가 임의로 추리하여 기술해 놓은 것으로 생각된다. 김현정, 「부여의 성립과 강역에 대한 일고찰」, 상명여대 대학원, 1992. 39쪽

이리하여 남북조(南北朝)를 통일하여 건국한 수(隨)에 대한 사서(史書)에는 동명신화와 주몽신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수서(隨書)』 권팔십일 동이전의 고려조(高麗條)에서는 “고려의 시조는 부여로부터 나왔다.” …高麗之先 出自夫餘…
라고 전제한 뒤, 주몽을 고구려의 건국자로 기술하였다. 이어서 동서(同書) 백제조(百濟條)에서는 동명신화를 전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앞의 책들과 비슷하나 동명의 출신국을 고려(고구려)로 기술하고 있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