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 꽃게무덤 (김지예)

목차

줄거리
감상

본문내용

소설 속에 나오는 간장게장. 나도 참 좋아하는 음식이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는 밥도둑 녀석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난 그저 맛있게 먹을 줄만 알았던 게장인데 작가는 이렇게 소설의 제재로 이용하다니……. 기발함에 먼저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게는 그 껍데기가 어느 생물보다 딱딱하다. 그렇지만 그 딱딱한 껍데기를 벗기고 나면 그 무엇보다 더 부드러운 하얀 속살이 나온다. 그러나 그 하얀 속살을 얻기 위해서는 입 안에 생채기를 입히고, 손에 온갖 양념을 다 묻혀야 한다. 그렇게 갖은 고생(?) 끝에 얻은 속살은 한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다. 그리고 먹고 나면 먹은 속살 보다 먹지 못한 껍데기가 얼굴을 가릴 만큼 수북이 식탁 앞에 쌓인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한 인내심과 끈기를 갖지 못한 사람은 게장 먹는 것을 귀찮아 하거나 싫어하기까지 한다.
우리의 인생도 이런 것이 아닐까. 인생이라고 하기에 너무 거창하다면 소설 속의 그와 그녀의 이야기처럼 ‘사랑’이란게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녀에게 집착한 그의 모습은 하얀 속살을 얻기 위해 꽃게의 다리 끝까지 집요하게 젓가락 끝을 밀어내는 것과 유사하다. 그렇게 해도 얻지 못한 그녀의 마음. 그리고 남겨진 그는 마치 식탁 앞에 수북이 쌓인 속이 텅 빈 꽃게 다리와 비슷하다. 그리고 그녀의 옷가지와 신발을 담은 상자 그것은 속이 꽉찬 꽃게와 같고, 그것을 바다에 띄워 보낸 그의 마음은 그것들이 아무 소용없음을 알고 그 속살들을 바다 속에 버리는 것이다.

참고자료

· 2004 올해의 문제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