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학] 홍루몽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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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의 내용 전개에 있어서는 보옥과 대옥, 보채와의 사랑과 결혼이라는 중심 축 이외에 이를 둘러싸고 폭넓게 발전하는 또 다른 이중구조는 가씨 집안의 흥망성쇠이다. 가씨 집안은 녕국공(寧國公)과 영국공(榮國公)이 가세를 일으킨 이래 백년망족(百年望族)의 명문거족으로서 보옥이 태어날 무렵에는 극에 달한 사치와 낭비로 이미 쇠퇴의 기운이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러나 곧 이어 보옥의 누나인 원춘이 귀비에 책봉되면서 다시 일시적으로 흥성하게 되고, 그녀의 친정나들이를 위해 지어진 대관원은 후에 보옥을 비롯한 여러 자매들의 거처로 제공된다. 그들은 이 대관원 속에서 외부 세계의 온갖 풍파를 모르는 채 평화롭고 감미로운 분위기 속에서 사춘기 시절을 보내게 되지만 대가족제도하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부조리와 갈등이 차츰 표면화되고 가부 전체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집안을 이끌어 가야 할 가부의 남성들은 누구하나 장래를 걱정하려는 이가 없이 끝없는 사치와 낭비 속에 황음을 일삼고 있을 뿐이었다. 녕국부와 영국부의 가사를 실질적으로 책임 맡은 가진과 가련이 그 중에서도 더욱 심하였으니 자연히 가풍은 흐려지고 말았다. 그러던 중 가씨 집안의 후견인이었던 원춘이 젊은 나이에 사망하고 국법을 어긴 죄를 물어 금의군에 의해 녕국부가 가택 수색 당하며 가진과 가사 및 가련 등의 죄가 드러나 각각 세직을 박탈당하고 귀양보내지는 등 가씨 집안은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걷는다. 안살림을 맡으며 사사로운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렀던 왕희봉도 충격으로 인해 몸져누웠다가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고, 가부의 영화를 일생동안 누리다가 만년에 불행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 가모도 83세를 일기로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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