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 이장호 감독의 <명자 아끼꼬 소냐>(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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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한숨을 쉬었다. 그렇지만 재미가 없는 것은 이장호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김지미와 이영하의 나이 차이나 어색한 일본어 대사 때문은 아니었다.
물론 일본어 대사는 어색했지만 그보다 더 어색한 것은 김지미의 연기였다. 나는 김지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라고 들었을 뿐이다. 초반부 김지미가 김명곤을 항구에서 만나 말을 걸었을 때 나는 기대를 했다. 그녀의 얼굴이 늙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잉마르 베르히만의 '가을소나타'에 나오는 잉그리드 버그만과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녀의 연기경력과 함께 세월의 흔적을 담은 아름다운 얼굴이 이 영화를 초반부 나래이션의 격앙된 느낌처럼 살려줄 줄 알았다. 그러나 김지미는 눈 위아래에 아이라인만 까맣게 칠한 채 감정 없이 대사를 읋을 뿐이었다. 명자도 되고 아끼꼬도 되고 쏘냐도 되어야 하는데 김지미는 그 누구도 되지 못한 채 그저 김지미로 둥둥 떠다녔다. 감독님 말씀처럼 연기연출 면에서 소통하지 못한 것인지 원래 그녀의 연기가 이런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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