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의 탄생에 대한 르고프의 주장과 그에 대한 비판의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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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고프는 언제, 어떠한 논의 과정을 거쳐 연옥이 형성되었는가에 대해 여러 학자들의 이론과 책을 인용하여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연옥의 탄생 시기, 연옥의 기원, 연옥의 특성 이 세 가지 큰 틀로 나누어서 연옥을 설명합니다. 구체적으로 나누지는 않았지만 대게 이 세 가지 흐름으로 논의가 전개됩니다.

아우구스티누스와 대그레고리우스 이래 12세기 초까지 ‘불’은 정화의 본질이라고 생각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속죄할 죄가 가벼운 자들이나 죽기 전에 회개했으나 지상에서 참회를 완수할 시간이 없었던 자들은 ‘추가 시험’을 통해 ‘불’로써 정화를 이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정화는 대체로 죄가 범해진 그 자리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았는데 그레고리우스 견해도 이를 따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연옥’의 존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교회에서 행해지는 죽은 자들을 위한 미사, 보시, 기도는 연옥의 탄생에 유리한 터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면 연옥의 탄생 이전까지의 논의들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요? 이제 12세기 초부터 그 이후의 논의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오노리우스 아우구스토두넨시스는 저승의 장소들은 물질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영적으로 존재하는 장소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지옥을 상층지옥과 하층지옥으로 나누었는데 상층지옥은 고통으로 가득한 지상 세계의 하층부이고 하층지옥은 영적인 장소입니다. 그는 여기서 언급한 하층지옥에서 불완전한 자들이 미사, 보시, 기도 등 경건한 행실들의 수단을 통해 해방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위그는 정화되는 불은 구원받을 자들, 선택받은 자들을 위한 것이며 그들에게는 부활의 일부가 불을 통과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죄가 없는 선인들은 하늘로 곧장 가고, 악행을 저지른 악인들은 곧장 지옥으로, 불완전한 선인들은 모종의 벌을 받은 뒤 미래의 기쁨을 누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이런 생각 속에는 특정한 정화의 장소들이 있다는 인식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참고자료

· 자크 르고프, <<연옥의 탄생>>, 문학과지성사, 2000
· Aaron J. Gurevich and Ann Shukman, <Oral and Written Culture of the Middle Ages: Two "Peasant Visions" of the Late Twelfth-Early Thirteenth Centuries>,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2011, p.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