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의 추억>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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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은 교과서적인 편집에 봉준호의 색을 문들인 영화이다. 이야기적 귀납과 연속적인 장면에서의 컷의 절제 그리고 Depth를 활용한 내러티브의 깊이를 잘 활용했다. 그리고 영화 전체의 편집을 통한 압축적인 설명과 미완성적인 마무리가 영화의 단계를 한 단계 올려놓았다.

영화는 시간을 기본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시간의 재료 활용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살인의 추억>은 기계적, 기능적 설정 샷을 배제하고 이음새를 매끄럽게 이어가도록 이뤄낸 많은 고찰의 흔적이 보인다.

영화는 실화인 경기도에서 일어난 미해결 연쇄살인을 바탕으로한다. 하지만 실화가 중요한 것은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영화와 동일한 사실일뿐 영화는 영화로서 존재하여 실제 사건의 여부가 중요치 않을 정도로 연출이 돋보인다. 초반부에 영화의 Tone and Manner를 매우 잘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처음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이는 관객의 시선을 가장 처음 잡는 부분이자 가장 설명적인 부분이다. 아름다운 황금 들판과 함께 경운기를 따라가면서 보여주는 느린 Scene들 사이에서 갑작스러운 ‘시체’의 등장은 농촌 스릴러라는 영화의 극명한 주제를 보여준다. 색감도 엠버톤으로 따스함마저 주지만 시체가 방치되어있는 그림자 속 세상은 어둡다. 평화로의 보이는 시골이기에 더 기괴하고 낙후된 곳이기에 벌어지는 일화들이 이 초반에서부터 이해를 시키는 것이다. 아이들이 송강호를 따라가고 천천히 처음에 Long-take로 따라가는 평화로운 장면에 이어서 느긋하게 시체를 보여준다. 시체를 발견한 뒤의 송강호의 반응이나 눈치 없이 송강호의 말을 천연덕스럽게 따라하는 아이가 그렇다. 색감 차는 분명하지만 리듬자체를 급박하게 바꿔내지는 않는다. 시체의 벗겨진 옷을 갖고 노는 아이들을 말리러 가는 농부는 따스한 노란 빛을 맞이하며 이동할 때도 컷의 끊김 없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이렇게 아주 작게 그리고 작게 줄여나가 천천히 사건에 다가간다. 이는 영화에서 시골 사람들이 갖는 살인에 대한 느긋한 공포의 분위기도 미리 보여주고 중간에 극적인 장면들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의 평화로운 나이든 송강호의 일상과 수미 상관적으로 맞물리는 중요한 장면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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