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이라는 제도 - 백 형식 소설가 다야마 가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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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일본 <근대 문학>은 고백의 형식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것은 단순한 고백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형식이었고, 오히려 이 형식이 바로 고백해야 할 <내면>을 만들어내었다. 좁은 의미의 고백을 아무리 부정하고 극복한다 해도, 오히려 그만큼 더, 상처 받지 않은 채로 이 형식, 즉 표현해야 할 것(내면)과 표현된 것의 이분법은 남아있다. 작품의 자립적인 공간을 형성할 수 없었던 일본의 사소설을 본다면 메이지 20년대 초에 씌어진 후타바테이 시메이의 『뜬구름』 쪽이 훨씬 나중에 씌어진 소설보다 더 서양적인 의미의 소설을 실현했으며, 그 후에 시마자키 도손의 『파계』가 그것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다야마 가타이1)의 「이불」에 의해 방향이 비틀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학사적인 조망은 표현해야 할 <자기>가 표현에 앞서 존재한다는 생각, 즉 표현해야 할 자기와 표현된 것의 이분법이다. 이 이분법은 고대 일본 문학의 경우에까지 확장된다. 고백이라는 형식 또는 고백이라는 제도가 고백해야 할 내면 또는 <진정한 자기>라는 것을 만들어낸 것이다.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고백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고백이라는 제도 자체에 있다. 감추어야 할 것이 있어서 고백하는 것이 아니다.

< 중 략 >

<주체>를 확립시키는 동력학은 우치무라 간조에게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우치무라는 삿포로 농학교에서 상급생들에 의해 강제로 <예수를 믿는 자의 서약>에 가입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때까지 고민하고 있었던 문제에서 일거에 해방되었다. 일신교에 의해 자연은 처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연으로 나타났으며, 그에 따라 우치무라는 처음으로 <정신적 자유> 또는 <정신> 그 자체를 획득하게 되었다. 우치무라 간조에게는 일신교가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현실의 기독교는 여러 가지 파로 나뉘어 싸우고 있다. 그것은 다신론에서의 신들의 갈등과 닮아 있었고, 그는 그것을 일신교에 의해 초월해 버린다. 그는 유일신 앞에 섬으로써 일본으로부터도, <기독교국>으로부터도 독립하려 했다. 거꾸로 말하면, 어떠한 의미의 복종도 거부하는 그의 무사적 독립심은 유일신에게 복종함으로써 절대적인 <주체>일 것을 획득한 것이다. 우치무라의 전도는 가장 격렬했고 그의 기독교는 다음 세대에 가장 큰 영 향을 끼칠 수 있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