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학비판 요강-비판을 통한 전망을 찾아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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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비판 요강-비판을 통한 전망을 찾아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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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비판 요강』: ‘비판을 통한 전망’을 찾아 다시 읽기



『정치경제학비판 요강』이 탄생한 직접적인 계기는 1857년에 발발한 경제위기였다. 이 위기는 맑스로 하여금 혁명적 상황의 도래에 대한 성급한 희망을 품게 했으며 맑스는 유럽에서 혁명이 터지기 전에 그간 계획하고 준비해 왔으나 완성시키지 못했던 경제학비판 작업을 적어도 그 개요만큼은 종이에 옮기고자 했다. 이러한 결심이 이루어진지 불과 9개월만에 방대한 분량의 수고가 탄생한다. “나는 노아의 홍수가 나기 전에 적어도 그 요강(die Grundrisse)만큼이라도 명확하게 해 두기 위해 미친 듯이 밤을 새며 내 경제학 연구를 요약하는 작업을 하고 있네.”1) 엥겔스에게 보낸 이 편지로부터 후일 발행인이 ‘요강’이라는 말을 따옴으로써 『정치경제학비판 요강』이 된 이 수고는 출판이 목적이 아니라 맑스 스스로의 명확한 인식을 위해 쓰여진 것이었다. 이 수고가 다루는 주제는 방대하다. 나중에 성립하는 『자본론』 I권과 II권, 그리고 III권의 I, II, III부에 해당하는 내용이, 상세하게든 간략하게든, 적어도 맹아형태로는 언급되고 있다.2) 게다가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들거나, 다른 곳에서와는 다소 다른 관점이나 강조점을 갖는, 그러나 맑스의 역사관과 경제학비판의 이해를 위해 중요한 내용들 -예컨대 쁘루동비판이라든지, 전자본주의 생산양식에 관한 서술, 서술의 방법에 관한 언급 등- 도 담겨 있어 여기의 한정된 지면에서 『요강』전체에 대해 균형잡힌 해석을 시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여기서는 『자본론』 등의 해석을 통해 이미 비교적 널리 알려진 부분 대신 『요강』에 고유한 내용이라고 판단되는 것중에서 몇가지 주제를 선정해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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