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가(鄕歌), 그 속에 숨 쉬고 있는 무속(巫俗)의 향기 -혜성가와 도솔가를 중심으로

소개

향가작품중 혜성가와 도솔가를 중심으로 그 속에 담겨있는 무속적 특징과 성격을

위주로하여 향가의 특성을 기술하였다.

목차

1. 삼국시대(三國時代)의 무속(巫俗)
2. 무속적 의미의 화랑(花郞)
3. 혜성가(彗星歌)와 도솔가(兜率歌) 그리고 융천사(融天師)와 월명사(月明師)

본문내용

1. 삼국시대(三國時代)의 무속(巫俗)
불교 수용 이전 삼국시대의 정신세계에 가장 영향을 주었던 것은 무속신앙(巫俗信仰)이었다. 무속신앙에서는 자연을 중추에 놓고 세계를 파악했고, 인간은 그 세계의 구성요소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 중 산천과 특이한 큰 돌과 나무 및 특정 동물 등에는 정령이 깃들여 있다고 믿었다. 또 인간이 죽은 후의 영혼, 특히 죽은 조상의 영혼과 유명했거나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이의 영혼이 살아 있는 사람들의 주변에 머물러 있다고 여겼다. 그리하여 세계는 이런 다양한 귀신이나 영적 존재에 의해 움직이며, 이들 각종의 정령이 현세에서 생활하는 인간의 길흉화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다. 그래서 인간사에 영향을 미치는 귀신의 정체와 뜻을 알아내 그에 맞는 제사를 지내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도를 제시해 주는 무당(巫堂, shaman)의 역할이 자연히 중요시되었다. 무당은 비단 일상적인 신앙 면에서 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하였다. 삼국사기 본기 초기 부분에 무당이 왕과 조정의 조언자 역할을 한 사례가 군데군데 보인다. 전시에는 소를 죽인 뒤 발굽을 불에 구워 길흉을 점치고 점괘를 풀이해 그에 따른 액막이 조치를 취하였고 무당은 여론의 조성자로서도 큰 역할을 하였다. 불교 수용 이후 이런 측면의 상당 부분은 불교 승려가 담당하게 되었지만 무속신앙은 그 뒤에도 당시인의 의식세계에 계속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당시의 사회상을 비추어 보았을 때 당시 널리 불려 졌을 노래인 향가(鄕歌)에도 이러한 무속(巫俗)의 영향이 미치지 않았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2. 무속적 의미의 화랑(花郞)
우리말에 남무(男巫)를 부르기를 또한 화랑(花郞)이라 부르기도 한다. 왕조실록(王朝實錄)에 이르기를 성종 2년(1471)에 대사헌(大司憲) 한치형이 상소하기를 ‘화랑이라 칭하는 남자가 있는데, 그 광사(狂詐)한 꾀로 남의 재화(財貨)를 낚아채는 것이 마치 여무(女巫)와 같다’ 고 하며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峯類設)>에 이르기를, ‘신라 때 미남자를 가려 뽑아 모양을 잘 꾸며서 무리들끼리 모여 그 행의(行義)를 보게 하고 이름을 화랑이라 하였는데, 그때는 낭도(郎徒) 또는 국선(國仙)이라 불렸다.’고 한다. 또한 이규경의 무격변증설(巫覡辨證設)에서도 이르기를, 남무(男巫)를 세속에서 화랑 혹은 박사(博士)라고 불렀다. 즉 신라사(新羅史)에 진흥왕 병신년(566)에 젊은 미남자를 뽑아 화랑으로 삼았는데, 남무(男巫)를 화랑 또는 박사로 칭한 것은 아마도 좋은 이름을 갖기 위해 스스로 붙여 부른 게 아닌가 싶다.

참고자료

· 권두환, 「고전시가」『한국문학총서1』해냄, 1997
· 이능화, 서영대 역,『조선무속고』, 창작과 비평사, 2008
· 조동일, 『한국문학통사1』, 지식산업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