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제공 경제 정책의 성격과 방향 소고—『번암집』소재 계사를 중심으로— (A Study on Nature and Direction of Chae Jegong’s Economic Policy — Focusing on Gyesa(啓辭) from 『Beonamjip(樊巖集)』 —)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실학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실학연구 / 44호 / 241 ~ 273페이지
· 저자명 : 이승재

초록

채제공은 정조 연간 남인의 영수로서 정승을 역임한 인물이다. 영 정조 연간 채제공의 업적은 금난전권을 폐지한 신해통공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영조 연간에는 이천 부사, 개성 유수, 평안 감사 등 비중있는 외직과 호조 판서라는 국가의 재정을 전담하는 직임을 역임하였고, 정조 연간에는 정승에 제수되어 국가를 운영하였다. 이러한 관직 이력만큼이나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던 채제공이었지만, 오히려 너무나 방대하고 산재하였기 때문에 그의 경제 정책을 조감하기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채제공의 경제 정책을 간추려서 파악하기 위해 『번암집』 권30, 31에 수록된 100편의 啓辭에 주목하였다. 여기에는 그의 정승 시절 경제 정책과 관련한 내용들이 38편이 들어있는데, 이를 통해 정책입안자로서 채제공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채제공은 외직으로 부임하는 곳마다 백성들의 폐해를 자세하게 관찰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이천 부사 시절에는 동북 5면의 糧餉廳 屯田의 폐해를 조사하고 이를 조정에 아뢰어 둔전의 결세를 견감시킨다. 개성 유수 시절에는 逋欠된 곡식들을 月俸으로 채우고, 銀 수천 냥을 따로 마련하여 비축하였다. 흉년에 든 함경도에 감사로 부임하여서는 미곡상들이 영남을 왕래하면서 교역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달라고 청하고 각 읍의 海倉을 증설하였다. 영조 말년 평안 감사에 제수되어서는 自備와 백성들의 모금 등을 끌어다가 100여 년간 쌓인 鬼錄債 12만 5천 냥을 탕감하였다.
이러한 외직 생활을 거쳐 채제공은 정승에 제수되어 본격적으로 국정 전반을 다스리기 시작한다. 지방별로 오랫동안 묵인됐던 갖가지 폐해들을 새로 바로잡으려 노력하였는데, 특히 江界 지역의 蔘政에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당시 영남에서 유행하던 家蔘을 도입하려고 하다가 무산되지만, 꾸준히 例貿蔘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가삼정책은 불발로 그쳤지만, 그 파급 효과는 널리 미치게 된다.
다른 갈래로는 상업의 장려와 富商의 규제를 꼽을 수 있다. 채제공은 평안 감사를 지내면서 富商들이 대청 무역의 허점을 노려 국고를 남용하는 것을 적발하여 官帽制에서 稅帽法으로 정책을 변화하는 데 일조하였다. 이로 인하여 이후 공용은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富商들의 상업 활동과 대청 무역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서 지켜보았다. 이렇게 38편의 계사와 외직 시기 채제공의 행적을 큰 구도로 조망하였다. 본 논문을 통해 채제공의 경제 정책을 살피는데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영어초록

Chae Jegong was a figure who served as a prime minister, as the leader of Namin in the period of King Jeongjo. This study aims to summarize and understand Chae Jaegon’s economic policy based on the writings from 『Beonamjip(樊巖集)』 (vol. 30 and 31). He made various attempts to closely observe and alleviate abuses from which people suffered, wherever he started for his new local government post. Appointed as a prime minister, he began to actively govern every administrative affair. He made an effect to newly correct all kinds of abuses which had been tacitly approved for a long time by provinces, especially, he put long efforts into the policy of ginseng in Gangye(江界). In addition, he made various efforts to prohibit illegal trades made by rich big merchants and activate the government-led trade, after he unearthed that they abused the national treasury by finding a loophole in the law regarding the trade with Qing, when he served as Pyeongan Gamsa. It thus examined 38 writings and his achievements when he served at local government posts. This study is expected to contribute to examining Chae Jegong’s economic polic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