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초극전, 혹은 중국적 근대의 그림자 ‒미조구치 유조(溝口雄三)의 중국사상사 연구와 동아시아론‒ (The Last Attempt to Overcome Modernity, And the Shadow of Chinese Modernity ‒Mizoguchi Yuzo’s Study on the History of Chinese Thought and East Asia‒)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역사교육연구회
· 수록지 정보 : 역사교육 / 165호 / 91 ~ 130페이지
· 저자명 : 심희찬

초록

이 글은 일본의 저명한 중국사상사 연구자 미조구치 유조(溝口雄三)의 생애와 주요 업적을 정리하고 그 현대적 의미를 생각해본 것이다. 미조구치는 서구의 관점이나 일본의 상황에 따라 중국을 이해하는 기존의 논의를 거부하고 중국에 내재하여 중국을 인식하기 위한 방법의 고안에 노력했다. 특히 중국의 근대를 서구보다 뒤처진 것으로 보거나, 혹은 서구를 뛰어넘는 것으로 보는 태도를 지양하고 ‘중국적 근대’를 강조하고자 했다. 명말 청초의 사상가 이탁오를 중심으로 서구 기준이 아닌 중국적 사상을 연구했으며, 이를 통해 아편전쟁이나 5.4운동을 중국 근대의 기점으로 여기는 기존의 논의를 비판했다. 그런 의미에서 미조구치는 과거 ‘근대의 초극론’과 유사한 주장을 펼쳤으며, 80년대 이후 중국이 세계적 대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최후의 초극전’을 준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논리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미조구치는 다케우치 요시미(竹内好)의 ‘방법으로서의 아시아’를 비판했는데, 정작 다케우치가 마오쩌둥과 중국혁명을 역사의 실체로 상정했다는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러한 미조구치의 다케우치 해석은 이후 유행한 동아시아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미조구치는 혁명에 담긴 희망과 가능성 대신 장기적인 역사의 흐름 속에 이를 희석시키는 논리를 만들었고, 결국 ‘중국의 충격’이라는 개념을 통해 현실 중국을 지지하는 담론을 형성했다.

영어초록

This article summarizes the career and major achievements of Yuzo Mizoguchi, a prominent researcher of the history of Chinese thought in Japan, and considers its contemporary meaning. Mijoguchi rejected the existing discussion of understanding China according to the Western perspective or the situation of Japan and tried to devise a way to recognize China by being inherent in China. In particular, he emphasized “Chinese modernity” while rejecting the attitude of seeing China’s modernity as lagging behind or surpassing Western Europe. Taking up the philosopher Li Zhuo-Wu in the mid-17th century, he studied Chinese thought that did not base Western Europe on it, and criticized the existing arguments that regard the Opium War and the May Fourth Movement as the starting point of modern China. In that sense, Mizoguchi developed an argument similar to the “overcoming modern theory” in the past, and it can be said that he prepared for the “last overcoming war” in the process of China’s emergence as a global power since the 80s. In the process of establishing this logic, Mizoguchi criticized Yoshimi Takeuchi’s “Asia as a method”, but failed to realize that Takeuchi assumed Mao Zedong and his Chinese revolution to be the substance of history. Mizoguchi’s interpretation of Takeuchi had a certain influence on the later popular theory of East Asia. Instead of the hopes and possibilities contained in the revolution, Mizoguchi created a logic that dilutes them in the long-term flow of history, and eventually formed a discourse supporting real China through the concept of “China’s shock.”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