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학과 『역』(易)의 상관성에 대한 다산(茶山)의 해체와 인문역학

서지정보

· 발행기관 :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철학연구 / 28호 / 123 ~ 158페이지
· 저자명 : 황병기

초록

다산(茶山)의 주역 탐구는 예(禮) 관련서적들을 읽으면서 진행되었다. 따라서 그의 역학은 예(禮)와 밀접하게 관련되지 않을 수 없다. 다산역 체계 안에서 예 관련 내용들은 모두 괘효사의 물상에 대한 사전적 역할을 하며, 괘효사의 배경 설명을 하는 데 필요한 고사(故事)들이다. 따라서 주역의 괘사와 효사는 통시대성을 지닌 영원불변의 진리로 간주되거나, 우주적 원리를 체(體)로 삼고 그것의 용(用)으로서의 인문질서가 통합적으로 일관되어 있는 형이상학적 진리로 간주되지 않는다.주역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천지자연의 상(象)을 취하여 만든 점서(占筮)라 할지라도, 그것의 구성과정에서 채용된 법칙은 인간의 현실에 적응한, 즉 인간적 가치에 포착된 법칙이다. 그의 인문학 지향의 역(易) 해석은 천인분리(天人分離)의 관점에서 진행되었다. 다산에 있어 자연학의 원리는 단지 역상(易象)의 구성과 조직의 단계에서 모방된 객체로만 남게 되고, 역상이 조직되고 운용되는 과정 이후로는 역에 개입하지 못한다. 단지 역리(易理)의 운용만이 있게 된다. 그런데 그 역리는 인간사의 구체적 행위를 포함한,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역 저술 당시의 사회상황, 곧 당시의 인류문명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그가 역상(易象)을 위주로 하여 주역을 해석하는 것은 순수한 의미의 상징이론이나 상징철학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주역 저작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인문적 가치들을 읽어내는 한 방편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