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적 관점에서 본 <무정>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현대소설학회
· 수록지 정보 : 현대소설연구 / 20권 / 7 ~ 30페이지
· 저자명 : 한승옥

초록

본 연구는 <무정>을 동성애적 관점에서 살펴보고 그 의미를 추출하려는 것이다.이광수의 초기 단편 <윤광호>는 동성애를 다룬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섹슈얼리티의 해방에까지는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세상의 ‘무정함’이 주제가 되고 있다.그 후 이광수의 다른 작품에서는 <윤광호>와 같은 동성애적 소재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동성애적 모티브가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이성애적 관계를 표면에 내세우면서 그가 지니고 있었던 한 경향인 동성애적 기질을 작품에 암호화하여 내재화시켰을 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무정>이다.<무정>에서 추출된 암호화된 동성애 의미는 다음과 같다.우선 여성 인물들 간의 레즈비언적 특질이 발견된다. 영채와 월화의 경우가 그것이다. 이 두 인물 간의 관계는 에로틱한 것을 통해 사회적인 유대관계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 또 하나의 관계는 영채와 병욱의 관계이다. 이들 둘의 관계는 에로틱보다는 사회적 유대관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남성 인물들 간의 관계는 게이적 감수성(gay sensibility)이란 관점에서 고찰 가능하다. 주인공 이형식의 성격 설정은 게이 중 여성 역할을 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그의 친구 신문기자 신우선에게 보이는 행동은 이런 특징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예다. 또한 이형식은 매사에 수줍어하고 소극적인 행동을 보이고, 쉽게 실망하고, 자주 마음이 변하는 데 이러한 제 특징은 남성적인 특성이 아니라 여성적인 성격적 특성들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무정>은 이형식의 여성적 성격이 암호화되어 내재된 소설이라 할 수 있다.작품 전체적인 면에서 볼 때, <무정>은 자유연애를 주창하였지만 실제로는 자유연애나 사랑이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못한 소설이다. 이것은 바로 작품에 암호화되어 내재되어 있는 동성애적 모티브의 강력한 힘 때문이다. 따라서 이광수는 <무정>에서 이성애적 사랑을 표방하면서 실에 있어서는 동성적 사랑을 암호화 시켰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