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알리스: 도시를 걷는 미술가 (Francis Alÿs: An Artist of City Strolling)

서지정보

· 발행기관 : 미술사학연구회
· 수록지 정보 : 미술사학보 / 43호 / 119 ~ 141페이지
· 저자명 : 우정아

초록

본 논문에서는 벨기에 출신으로 멕시코시티를 중심으로 남미에서 주로 활동하는 미술가 프란시스 알리스의 ‘걷기’ 작업과 무위의 노동이 가진 정치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미술사에서 걷는 행위는 샤를 보들레르와 발터 벤야민이 찬양했던 19세기 파리의 만보객을 통해 많은 논의가 되어 왔다. 그러나 모더니티의 상징이자 서구 사회의 주체로서 근대화한 도시를 관찰하며 유영하는 만보객과 서구적 자본주의가 불완전하게 이식된 남미의 대도시에 이주한 유럽인으로서의 알리스의 걷기는 완전히 다른 정치, 사회적 맥락을 갖게 된다.
알리스의 걷기는 1990년경부터 시작되었다. 강아지 모양의 자석 조형물로 거리에 버려진 쇠붙이들을 수집하고, 구멍 뚫린 페인트통을 들고 궤적을 그리며 도시를 걷고, 스웨터의 올을 풀어내며 걷는 일 등은 일견 별다른 의미는 없이 다만 일상과 동떨어진 시적 행위로 보인다. 그러나 알리스는 이러한 시적 행위와 대단히 구체적인 역사적 의미 혹은 정치적 함의가 있는 장소를 결합하여 사회에 개입하고자 한다.
알리스가 시도하는 개입의 종류는 기존의 투쟁과 저항과는 전혀 다른, 무위와 실패에 기반을 두고 있다. 본문에서는 알리스의 대표작, <믿음이 산을 옮길 때>를 중심으로, 허먼 멜빌의 소설, 『필경사 바틀비』에 대하여 질 들뢰즈, 조르조 아감벤, 슬라보예 지젝, 하트와 네그리 등 현대의 정치철학을 주도하는 학자들이 주장했던 비실천적 잠재성의 논의를 대입하여 무위의 의미를 재고하였다. 또한, 알리스가 지향하는 무위와 실패가 어떻게 1985년 대지진 이후 사회적 혼란을 겪었던 멕시코의 상황과 맞물려 새로운 정치적 개입의 가능성을 만들어내는지 논의했다.

영어초록

This study explores the principle of futility that persistently presides over the works of Francis Alÿs. Bornin Belgium, Alÿs has been working primarily in Latin America based in Mexico City, and since the 1990s,his artistic practice has revolved around ‘strolling.’In art history, strolling is frequently associated with flâneur, which was highly praised first by CharlesBaudelaire in the late 19th century and later by Walter Benjamin. However, there exists a crucial differencebetween the flâneur, a quintessencially Western subject roaming around the modernized space, and Alÿs,a European artist who felt disoriented in Mexico City, where the Western-oriented idea of capitalism andmodernization was incompletely transplanted.
Alÿs’s walking is usually accompanied with specific props or behaviors, such as a magnetic puppy thatcollected the metal debris en route, a paint can with a hole from which paint leaked throughout the walk,or a sweater that unravelled a string. When these seemingly poetic behaviors were combined with thespaces, which are charged with historical meaning and political implication, the walking became the willfulintervention to the social issues of the spaces.
In this study, Alÿs’s intervention, which is based on inactivity and failure, rather than an active protestand resistance, is discussed in tandem with the discourse of Bartleby, the scrivener, the protagonist ofHerman Melville’s eponymous short story. In particular, Alÿs’s When Faith Moves Mountains is seen as thesite, where an alternative community, according to the discussions of Giorgio Agamben, Slavoje ŽiŽsek, andMichael Hardt and Antonio Negri, could possibly be realized.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