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 페스트, 정신병에 대한 파라켈수스의 진단과 감정 – 근대 초 시대성의 한 예 - (Emotionology in the 16th Century and the Diagnoses of syphilis, pest, mental illness by Paracelsu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독일사학회
· 수록지 정보 : 독일연구 - 역사·사회·문화 / 48호 / 137 ~ 185페이지
· 저자명 : 김학이

초록

이 글은 질병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작용이 아니라 질병 증후군에 대한각 시대의 지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근대 의학의 비조 중의 하나인파라켈수스가 진폐증, 매독, 페스트, 정신병을 무엇으로 진단했으며, 그 때병과 감정은 어떻게 의미화되는지 분석했다. 분석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병은 체액의 불균형이 아니라 외부 물질이 신체 기관에 화학적으로일으킨 오작동이다. 둘째, 그 오작동에는 인간 주체의 도덕적 태도 및 감정과 천체의 감정이 함께 작용한다. 셋째, 천체의 개입은 오로지 인간의 도덕적, 감정적 태도에 의해서 촉발되는 바, 인간의 부도덕한 감정적 상상이 인간 체내에 “몸(corpus)”을 만들고, 그 몸이 별에 “상상”으로 각인되면, 별은그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여 그것을 독으로 전환시킨 뒤 그 독의 상상을 인간 몸에 보내고, 그 상상은 인체 내에서 물질화된다. 페스트 독이 만연한 곳에서 페스트에 대한 공포를 느끼면 페스트에 감염되는 이유는 바로 페스트에 대한 공포 속에 인상으로 각인된 페스트 증후군이 인체 내에서 물질화되기 때문이다. 성비투스 무도병이라는 정신병의 발발 경로도 정확히 그에일치하여, 인간이 춤을 추고자 하는 욕망을 품으면 그 죄스러운 감정이 신체 기관에 각인되어 물질화된다. 파라켈수스는 생애 말년에 이 입론을 확대하여, 신을 멀리하는 것, 신적인 도덕을 위반하는 것, 분노와 증오와 공포를느끼는 것 모두를 정신병의 지표로 간주했다. 필자는 16세기 루터파 지역에 독특했던 종말론이 ‘교파화’ 작업의 추동력이 되었던 바, 파라켈수스의 의학을 그 교파화 과정의 일부로 해석했다. 그릇된 감정을 악마화하는 것은감정의 규율화 작업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감정이 신체적 질병을일으킬 수 있었으니만큼 그 시대가 감정에 ‘물질적’ 행위능력을 부여했으며, 인간의 감정이 신체와 외부 물질과 별과 동일 평면에서 상호작용하고있었음도 알 수 있었다.

영어초록

This essay analyzes the diagnoses of miners’ diseases, syphilis, pest by Paracelsus, based on the assumptions that the diseases are not something of bacteria or virus but the perceptions of the people at that time about various illness syndromes. The results are as following. First, the diseases were not from the unbalance of the humors but the chemical dysfunction of corporal organs caused by the organic inappropriate separation and distillation of intake outside materials. Second, the corporal chemical processes were in part reduced to the moral and emotional attitudes of human subjects and the firmament. Third, the stary interventions resulted only from human subjectivity. The unmoral and emotional attitudes generated a “corpus” in the body, the impression of which was imposed on the stars, while the stars transformed the impression into a poison, the impression of which materialized itself in the human body. Pracelsus argued that syphilis and pest were born by that mechanism. So he suggested, one who had fear of pest in the area poisoned with pest would be infected with pest. He inferred the occurrence of St. Vitus chorea by the same logic. Paracelsus in the last days of his life expanded the argument into a wide moral theory of mental diseases, so that all ungodly attitudes and unmoral emotions were proof of the madness. This essay suggests that the medical arguments of Paracelsus should be regarded as an example of the apocalyptic sensibility of the German Lutheran in the 16th century, and that Paracelsus unintendedly contributed to the social and moral disciplining of the people by disciplining their emotion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