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ce/Justice로서의 법, ‘법 앞에서’ 분열하는 서사 - 이병주 소설의 법의식과 서사성 (Law as the Force/Justice and the Narration of Dissociation 'Before the Law': Legal consciousness and Narrativity in Lee Byung Joo novel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현대문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현대문학연구 / 43호 / 125 ~ 162페이지
· 저자명 : 노현주

초록

이병주는 소설을 통해 주권부재와 무책임의 정치, 정치 공작과 분단이데올로기를 이용하는 현실정치를 비판하며 정치의식을 표명했던 작가다. 또 사상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폭력과 공포의 정치를 배제하고 법치에 의한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는 신념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병주의 소설에는 법의식과 정치의식의 선진성과 함께 마치 그것을 부정이라도 하는듯한 체제 순응적인 태도를 보이는 서술이 함께 등장하면서 서사주체의 분열이 나타나고 있다. 본고는 정의가 배제된 법에 대한 해체 가능성보다도 법의 권위를 정의로 변질시키는 국가를 더 우선했던 작가 혹은 텍스트의 법의식과 서사의 분열 양상을 고찰해 보았다. 이 서사주체의 분열은 작가와 그가 속한 세대적 차원에서 ‘직능의 덕’을 내면화한 ‘선한국민’의 철학에서 기원하고 있고, 시대적 측면에서는 비상시국의 일상화로 국가위기를 정치작동의 원리로 삼았던 군사정권의 폭력적 법의 활용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폭력에 대한 비판과 법(국가)에 대한 긍정이라는 정치의식의 아이러니와 서사주체의 분열적 모습을 봉합하기 위하여, 작가는 대체불가능한 신념을 향해 죽음도 마다않는 욕망의 윤리학을 도입한다. 법과 국가에 대한 수호의지의 이면으로 법의 내적 폭력성을 은폐함으로써 지향되었던 신념은 숭고를, 분열적 인물은 윤리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어서 이병주의 소설에 나타나는 정치적 비판과 이상적 국가의 상이 매우 혁신적임에도 국가권력의 판결과 법령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였던 양가적 태도에 대해 작가가 속한 세대의 법의식과 국가관으로 확장하여 고찰하여 보았다. 이병주의 소설에 나타난 법의식과 국가관은 60년대 사회의 중추적 지식인세대로 성장한 일제말 교양주의 세대 혹은 학병세대가 가진 ‘국가 건설’ 콤플렉스와 국가 실현을 위한 망각의 원리를 내포하고 있었다. 60년대 이후 한국이 시민사회의 정치적 자율성을 소거하고 국가권력이 전 사회를 장악했던 극도의 발전주의 국가 형태를 띤 것과 기성 지식인들에게 내재되어 있던 법의식과 국가관이 서로 협력관계로서의 상관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았다. 이병주 소설의 분열된 서사성 또한 법과 국가를 향한 학병세대 지식인의 사명감 속에서 규명될 수 있는 것이었다.

영어초록

Byung Joo Lee was a novelist who criticized the realistic politics which took advantage of the irresponsible politics, political maneuvering and separation ideology. In addition, he asserted the political idea to pursue the freedom of ideology and expression and politics by the laws with exclusion of politics by the violence and terror. But his novels expressed both advancement of legal and political consciousness and conformism.
This study focused on the legal consciousness of the text and the narration of dissociation that preceded denying the law without justice by presuming the justice with the law itself. This dissociation of narration was based on ideology of 'good people' containing the 'virtue of vocation' in the novelist's generation and aggressive application of law by the military regime that insisted on usual emergency situation. Lee's novels showed the political irony between criticism of violence of regime and affirmation of the law (nation) with ethical desire that had an honor to die for a belief.
Also, this study considered the legal consciousness and the view of state of Byung Joo Lee's generation for the ambivalence. The legal consciousness and the view of state in Lee's novels showed the national-building complex of the 1960's intelligent people who had belonged to culturalism-generation or student soldier generation for late Japanese imperialism. Furthermore, the narration of dissociation in Lee's novels was assumed to be due to the phenomenon that the intrinsic consciousness and the view of state of the intelligent people combined the extreme developmentalism driven by the military regime in 60's to exclude a autonomy of civil society.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