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세 쓰시마번의 밀무역 처벌 정책─ 엄형화로의 복귀 시도와 좌절 (Punitive Policies for Smuggling in Early Modern Tsushima: Attempts at Severe Enforcement and Their Collapse)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일본사학회
· 수록지 정보 : 일본역사연구 / 66호 / 43 ~ 66페이지
· 저자명 : 이형주

초록

본 연구는 18세기 중엽 쓰시마번 밀무역 처벌 정책의 변화를, 엄형화(嚴刑化) 시도와 현실적 제약으로 인한 좌절이라는 양상으로 파악하고자 했다. 기존 연구는 밀무역 처벌 체계가 18세기를 기점으로 관형화되었거나, 일관된 엄형주의가 유지되었다고 설명했으나, 본 연구는 18세기 중엽 이 두 경향이 교차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였다.
쓰시마번은 17세기에는 사형과 광범위한 연좌제를 특징으로 하는 엄형주의를 유지하였으나, 18세기를 전후로 처벌 기조를 완화하였다. 그러나 1730년대 중반부터 재정 악화와 밀무역 증가가 심화하자 번 당국은 사형과 연좌의 범위를 다시 확대하고 조선도해금지(朝鮮渡差留)를 강화하는 등 다시 엄형화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는 밀무역 단속 강화를 통해 막부의 신뢰를 회복하고 인삼 무역의 독점 이익을 확보하여 번 재정을 안정화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었다고 보인다. 하지만 실제 집행 사례를 보면 사료와 사례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선행연구에서 분석하는 번의 재정적 부담 및 막부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왜관 운영에 필요한 선박 승조원, 하인, 조선어 능숙자 등 인력 부족과 같은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이러한 엄형화 방침이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하고 결국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노비형 선고자의 조선 도해를 평생 금지하겠다는 방침조차 왜관 운영을 위해 가신들의 요청에 따라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해제된 사례들이 빈번히 확인된다. 이러한 과정은 쓰시마번의 처벌 체계가 ‘17세기 엄벌→18세기 관형화'라는 선형적 흐름이 아니라, 엄형화 시도와 현실적 제약으로 인한 좌절과 같은 복합적인 전개를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양상을 밝힘으로써 선행연구에서 간과되었던 쓰시마번의 밀무역 처벌에 대한 ‘엄형화 시도와 좌절’을 구체적으로 조명하였다. 더불어 밀무역 처벌 정책이 막부의 형정개혁 기조, 번 재정 압박, 그리고 왜관 운영의 필요와 같은 다층적 요인에 의해 동적으로 변화했음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대외무역사, 형벌사, 번정사 연구에도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영어초록

This study examines changes in the Tsushima Domain’s smuggling punishment policy in the mid-18th century, focusing on attempts at stricter enforcement and their eventual failure due to practical constraints. While previous research has described the policy as either shifting toward leniency or maintaining consistent severity, this study identifies instances where these two tendencies intersected.
In the 17th century, the domain pursued severe punishments, including capital punishment and broad collective responsibility. However, around the early 18th century, it shifted toward leniency. From the mid-1730s, facing worsening finances and increased smuggling, the domain authorities attempted to reinstate strict measures to curb smuggling, restore trust with the shogunate, and secure ginseng trade profits.
Yet, as case studies show, these efforts were unsustainable. Constraints such as manpower shortages for Waegwan operations and administrative burdens forced the domain to retreat from these policies. Notably, even lifetime bans on travel to Joseon for convicts were lifted within a few years to maintain operations.
This study highlights how Tsushima’s punishment policies did not follow a simple linear path but were shaped by repeated cycles of strict enforcement attempts and retreat. It demonstrates that the domain’s policies were influenced by financial pressures, shogunate policies, and practical needs, offering new insights for studies on early modern foreign trade, penal systems, and domain governance.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