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 입성론과 국왕의 역할 - 입성론의 양면성을 중심으로 - (Propositions for Ipseong [Inclusion to Yuan Empire] and the Role of the Kings in the Late Goryo Dynasty: Duality of the Propositions for Ipseong)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사연구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사연구 / 179호 / 209 ~ 240페이지
· 저자명 : 이정신

초록

충렬왕 대부터 고려국왕은 원 황제의 부마임과 동시에 정동행성의 승상으로 임명되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충선왕은 심왕으로 임명되면서 요동지역에 대한 일정한 권한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고려국왕은 언제든지 원의 태도에 따라 언제든지 교체될 수 있는 불안한 존재였다. 원은 고려국왕이나 다루가치 혹은 사신을 통해 고려의 주요 사안을 관리하며, 필요하다면 국왕교체까지 마음대로 하면서도 정동행성까지 설치하였다. 이 시기 고려는 사실상 원의 복속국으로 존재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입성이 수차례 거론되는 원인은 고려가 원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입성 찬성론자들은 고려국왕이 정동행성 승상이 되는 이 상황이 원의 지방행성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으므로 차라리 입성함으로서 원나라 사람이 되어 차별이 원 관원으로 등용될 것을 기대했으며 또한 원에 편입되는 것이 무역, 군사, 재정면에서도 유리하리라고 생각하였다. 결국 입성론 발생요인은 고려가 원 지배하에 있을 바엔 차라리 원 제국의 일원이 되는 것이 더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분위기가 입성론을 유발하였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고려를 지키고자 하는 반대논의 또한 치열했으며 특히 원 관원조차 반대함으로서 원은 입성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2차 입성론이 고려를 원의 의도대로 통제하려는 원 성종의 정책에 적극 부응하여 홍중희가 입성론을 주장하였다면, 3차 입성론은 유청신 오잠이 입성을 주장하였다. 이는 기존설에서처럼 심왕을 행성승상으로 옹립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충선왕을 유배에서 풀려나게 하기 위함이 주요 목적이었다. 태정제 즉위 이후의 4차 입성론 또한 충선왕의 요구에 따라 이들이 주장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3`4차는 유청신 등의 입성론이라기 보다는 충선왕이 주도한 입성론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5차 장백상의 입성론은 충숙왕의 사주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가 입성을 제의한 이유는 충숙왕의 지시와 더불어 국왕과 손을 잡고 상업과 무역을 통한 이윤을 확보하기 위한 상인세력들의 후원 또한 중요한 요인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6차 또한 충혜왕이 노강충 등 한인 상인세력을 끌어들여 왕권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추정된다.
7차 기철의 입성론의 경우, 누이인 기황후의 세력을 업고 자신이 권력을 장악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기철은 충혜왕을 내쫓고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논리로 입성을 이용하였던 것이다. 이제는 국왕이 아니라 일부 관원들도 입성을 거론할 정도로 고려국가의 위상은 크게 전락하였다.
이같은 입성론은 개별적으로는 나름대로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원의 지배라는 큰 틀 속에서 원과의 관계를 통해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따라서 부원배가 자신의 세력기반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고려국왕이 입성을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입성은 국가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으로서 이 논의자체가 고려에 큰 타격을 주었다. 입성 논의이후 고려의 국왕이나 관원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원에 기대어 해결하려는 모습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결국 입성론이 수차례 거론되면서 원에 대한 고려의 종속이 더욱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특히 기철의 입성론이 원인이 되어 충혜왕이 원 관원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은 고려민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제 고려민은 나라를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원은 고려가 지향해야할 불가피한 과제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공민왕의 반원정책은 입성론에 대한 반감도 차지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입성을 내세워서라도 자신을 중심으로 한 왕권을 추구했던 고려국왕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왕조질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같이 입성론은 왕조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왕권을 지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었다.

영어초록

From the reign of King Chungyol, kings of Goryo were appointed as the minister of Jeongdonghaengseong(征東行省) as well as son-in-laws of Yuan emperors. Further to this, King Chungseon was appointed as Simwang(瀋王) to obtain certain authority over Liaodong area. Despite this, the kings of Goryo under Yuan rule were unstable as they were replaced by the Yuan emperors. Yuan managed major state affairs of Goryo through the darughachi(達魯花赤) or imperial enboys. During the period, Goryo was a de-facto subordinate state to Yuan but ‘Propositions for Ipseong’ were repeatedly requested by its proponents as Goryo was under the Yuan rule.
The proponents of ‘Propositions for Ipseong’ expected rather to become the court officials of Yuan by Ipseong as the situation of Goryo kings becoming the Minister of Jeongdonghaengseong was regarded as becoming the local Haengseong of Yuan. They also thought the Ipseong would be advantageous for the trade, finance, and military affairs of Goryo. The political atmosphere of the time which Goryo was to be the part of Yuan evoked the ‘Propositions for Ipseong’ to be more proud members of Yuan Empire. But ‘Propositions for Ipseong’ were not realized as Goryo opponents opposed the propositions to defend Goryo and the officials of Yuan also opposed it.
Hong Junghee proposed the first and second Propositions for Ipseong actively in response to Emperor Seongjong of Yuan whose policy aimed at controlling Goryo at his will. The 3rd and 4th Propositions for Ipseong were proposed by Yu Cheongshin and Oh Zham not to promote the king to the Minister of Haengseong as argued by existing theories but to release King Chungseon from the exile. The 4th Propositions for Ipseong after the enthronement of Taejeongje was also made by the same people by the request of King Chungseon. Therefore these propositions were actually initiated by King Chungseon. The 5th Propositions of Ipseong by Zhang Baeksang was directed by King Chungsuk. He proposed Ipseong for the merchants who wanted to make profits through commerce and trade and King Chungsuk directed him to do so. The 6th Propositions for Ipseong was made by King Chunghye in his attempt to return to the power in alliance with Chinese Han merchants such as Noh Gangchung.
Gi Cheol made 7th Propositions for Ipseong to seize the political power profiteering the power of Empress Gi (Oljei Qutuq), his sister. Gi Cheol used the Ipseong to strengthen his power and to turn down King Chunghye. Then Goryo's status had fallen greatly to the extent that even the officials, not to mention of kings, used Propositions for Ipseong.
Propositions for Ipseong were proposed mainly to maintain power of kings in the larger framework of Yuan's rule over Goryo. Therefore, Ipseong was rather proposed by Goryo kings to utilize it than the pro-Yuan officials tried to maintain their power.
In general, Propositions for Ipseong destroyed the state and the propositions themselves gave a serious blow to the Goryo. After the series of Propositions for Ipseong, the kings and officials of Goryo frequesntly relied on Yuan rather than solving the problems by themselves. The repeated discussions of Propositions for Ipseong resulted in aggravated subordination of Goryo into Yuan.
In particular, the scene of King Chunghye being captured by Yuan officials which was triggered by Gi Cheol's Propositions for Ipseon provoked anger among Goryo people. People of Goryo then realized that Yuan was the enemy to resist. The later anti-Yuan policy of King Gongmin was formulated in his antagonism against the Propoitions for Ipseong.
Goryo dynasty at the time which pursued the power of king utilizing the Propositions of Ipseong destroyed itself because of its use of the Propositions for Ipseong. Thus, the Propositions for Ipseong had the duality of destroying the royal power and of being utilized as a tool to maintain the royal power.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