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축제와 연출된 기억― 딩켈스뷜 어린이연회(Kinderzeche)를 통해 본 ‘전통의 발명 (A Historical Festival as the Staged Memory: The Invention of Tradition Reflected in the Kinderzeche Dinkelsbühl)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호서사학회
· 수록지 정보 : 역사와 담론 / 72호 / 227 ~ 266페이지
· 저자명 : 황대현

초록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어린이축제 중의 하나인 딩켈스뷜의 ‘어린이연회’는 에릭 홉스봄이 주장한 ‘전통의 발명’이 이루어지는 역사적 진행과정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매년 7월마다 거행되는 어린이연회는 본래 1620년대 말, 딩켈스뷜의 가톨릭 라틴어학교 학생들이 학년 말에 교사들과 함께 근교 마을의 선술집으로 나들이를 갔던 관행에서 비롯되었다.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의 체결로 30년전쟁이 종식된 이후, 개신교 라틴어학교와 독일어학교 학생들도 가톨릭 측의 선례를 모방해 독자적인 행사를 진행해나갔다. 개신교인들이 다수를 차지했던 딩켈스뷜에서 개신교 학생들의 나들이 행사는 17세기 후반기에 사격경연대회와 결합하면서 성인들도 함께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시민 축제로 발전했던 반면에, 가톨릭 학교의 행사는 순수한 학내행사로 진행되다가 19세기 초에는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18세기 후반기부터 개신교 어린이연회는 축제행렬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무장한 채 시가지를 행진하는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다. 동시에 어린이연회는 30년전쟁 기간 중 딩켈스뷜을 점령한 스웨덴 군 지휘관이 도시를 약탈하려고 했다가 어린이들의 간절한 탄원으로 마음이 누그러져 자비를 베풀었다는 구전설화와 결합하게 되었다. 30년전쟁에서 스웨덴 군에 협력했던 과거사로 인해 적군과 내통한 배신자로 영구히 낙인찍히게 될 것을 우려한 딩켈스뷜 개신교인들은 시가지를 누비는 학생들의 행렬을 도시를 파멸의 위기에서 구한 개신교 어린이들의 탄원 행렬로 연출해냄으로써 결국 자신들에게 씌워진 혐의를 벗고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1848년부터 딩켈스뷜 어린이들은 30년전쟁 중의 사건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스웨덴 군복을 입고 거리를 행진하기 시작했고 ‘소년 대령’은 어린이들의 용기와 애국심을 칭송하는 시구를 낭송했다. 1897년 극작가 루트비히 슈타르크가 창작한 축제극이 딩켈스뷜에서 초연됨으로써 어린이연회의 만들어진 전통은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다. 이로써 역사축제에서 연출된 기억이 역사를 대체하게 되었다.

영어초록

The Kinderzeche Dinkelsbühl, probably the most well― known children’s festival in Germany is an optimal example showing a historical process of how the invention of tradition (Eric J. Hobsbawm) has been carried out. The festival was originally derived from the picnic of students of a Catholic Latin school in Dinkelsbühl in the late 1620s. After the Peace of Westphalia in 1648, the students of both the newly established Protestant Latin school and the elementary school (the so― called ‘German school’) began to organize their own picnics at the end of a term. The Protestant school picnic was gradually transformed into a popular folk festival, whereas the Catholic counterpart remained as a pure school event until it ceased to exist at the beginning of the nineteenth century.
In the second half of the eighteenth century the Kinderzeche was characterized by its militarization while the armed children marched down the street in the festival. At the same time it was linked up to a folk tale on the children’s plea to the Swedish commander, who had initially designed to plunder the town occupied by his troops during the Thirty Years’ War, but revoked his plan after being touched by the invocation of the Dinkelsbühler children. Since 1848 the little soldiers in the parade wore the Swedish army uniform during the Thirty Years’ War and a leader of the children’s army (‘der Kleine Obrist’) recited a patriotic poem which praised for the children’s rescue of their hometown from the destruction. The invented tradition of the Kinderzeche reached its height when a festival play composed by playwright Ludwig Stark, who preferred a humane story to the historical truth, was premiered at Dinkelsbühl in 1897.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