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의 구혼자들과 바실레우스: 1권 394행을 중심으로 (The suitors and basileus in the Odyssey (Od. 1. 394))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외국문학연구 / 62호 / 117 ~ 130페이지
· 저자명 : 이준석

초록

‘바실레우스’라는 단어는 “일리아스”에서 69회, “오뒷세이아”에서 41회 발견되는데, 각각의 용례를 조사한 결과, 이 단어는 거의 예외 없이 ‘왕’을 가리킨다고 보아도 –물론 이 ‘왕’의 개념이 근대적인 ‘왕’의 개념과 정확히 상응하지는 않겠으나- 무방하다. “오뒷세이아” 1권 394행에서, 텔레마코스는 이타카에 다수의 바실레우스(=왕)들이 있다고 말한다. 본인은 이들이 구혼자들이며, 영웅이 떠나고 없는 이타카의 실질적인 지배자들이라고 해석한다. 구혼자들이 공식적으로 왕위를 획득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이미 왕처럼 행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메로스 사회의 왕권 존재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학자들은, 이타카의 비정상적인 현 정치적 상황을, 마치 이것이 원래 그랬던 것인 양 별 다른 의심을 던지지 않았으며, ‘바실레우스’의 의미를 유연하게 해석하려는 학자들은, 이타카의 왕위계승문제를 신분 높은 자들 사이의 합법적인 경쟁구도에서 바라보려 하였다. 이 모든 비평가들은 이타카의 총체적인 위기를 과소평가하였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그러나 본인은 “오뒷세이아”의 첫 두 권이 한계상황에 봉착한 이타카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이며, 이 상황은 이타카의 현 지배자들인 구혼자들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 해석한다. 시인은 이들이 어떤 경위로 궁전에 들어왔는지 말해주지 않고, 다만 이들이 사 년 가까이 페넬로페에게 구혼 중이며, 삼 년 이상 이 궁전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줄 뿐이다. 이는 ‘사태의 가운데로 들어가서 in medias res’ 이야기를 시작하는 호메로스의 전형적인 서사시 구축법이다. “오뒷세이아”에서 이 시점은 구혼자들이 오뒷세우스의 궁전을 장악한 지 상당한 세월이 흐르고, 이들이 실질적인 왕 노릇을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마치 모든 등장인물들이 구혼자들의 위상을 알고 있는 것처럼, 이들은 첫 대화에서부터 ‘바실레우스’로 소개되는 것이다.

영어초록

The word basileus is found sixty times in the Iliad and forty–one times in the Odyssey. A close look of its usage throughout the Homeric corpus makes it clear that basileus means ‘king’ with very few exceptions. However, we are told that there are more than one basileus at Od. 1. 394. I would argue that the term should refer to the suitors in this context and should be interpreted as de facto kings. Although the suitors did not win the title officially, they behave as if they were kings of Ithaca: Odysseus’ palace has been in the hollow of their hands for three years. On the one hand, those who hold negative views on Homeric kingship hardly cast a doubt on the current perverted situation of Ithaca, supposing it has been always that way. On the other hand, the critics who apply various meanings of basileus to the Homeric corpus tend to consider the succession issue as a legitimate competition among the nobles. All these commentators have downplayed the fact that there is total crisis in Ithaca, considering its current situation to be normal, or at least tolerable. In my view, the first two Books of the Odyssey is a detailed report of limit situation of Ithaca which has been caused by the suitors, the current rulers. Homer has left the details of their arrival in the palace of Odysseus unsaid. He tells us only that they have been courting Penelope for nearly four years and have occupied the palace for three years. The poet invites us to explore the crisis of Ithaca, beginning his poem not with the cause, but with its consequence, that is from a moment when the palace has already long been taken over by the suitors. Thus, in the very first conversation in which they participate, they are introduced as basilêes as if everyone knew their status and roles in Ithaca.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