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몽소설에 나타난 서정성의 두 의미 : 유목성과 정주성- 로도이담바의 「솔롱고」와 황순원의 「소나기」를 중심으로 (Two Meanings of Lyricism in the Korean and Mongolian Novels : Nomadism and Settlement)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우리어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우리어문연구 / 31호 / 337 ~ 360페이지
· 저자명 : 나소정

초록

이 글은 한국과 몽골, 두 민족공동체의 삶과 정감을 고스란히 담아낸 두 편의 대표적인 서정소설, 「솔롱고」와 「소나기」에 나타난 입사식 서사 구조와 서정적 서술 상황의 제 양상을 중심으로 특유한 문화 내부에서 고유한 문학 행위가 나타날 때 그것이 어떠한 방식으로 드러나는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차드라발링 로도이담바(Chadraabalyn Lodoidamba, 1917-1970)가 소련공산당 부설 사회과학 아카데미에 어문학전공 대학원생의 자격으로 유학할 당시 발표한 「솔롱고」(1958)는 그의 작품들 가운데 순수문학에 가장 가까운 작품으로, 인민공화국 시절에도 면면히 이어져 오던 몽골문학의 특수한 정서와 미학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적 숙명에 대한 뿌리깊은 집착을 반영하는 토속적 서정성과 정제된 미학적 순수성의 세계에의 지향으로 요약될 수 있는 황순원의 작품세계에서 「소나기」(1953)는 작가 특유의 서정적이고 섬세한 시적 문체와 간결한 문장, 치밀한 구성 등이 돋보이는 황순원 문학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몽골, 두 나라의 서로 다른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가진 두 작가가 비슷한 연대에 발표한 이 두 편의 서정소설에 주목하는 이유는 두 소설이 가진 친연성에 있다. 이 두 작품에는 등장인물 및 배경의 설정, 주요 에피소드들과 모티프의 사용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흡사한 문학적 장치들이 발견되는데, 그 중에서도 두 소설의 친연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소녀와의 순결한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내적 성숙에 이르게 되는 소년의 성장과정, 곧 이니시에이션(initiation) 소설의 서사 구조와 두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보여주는 짙은 서정적 색채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솔롱고」와 「소나기」는 각각 남녀 주인공이 이별에 이르는 결말 부분과 그 이별의 양상을 형상화하는 방식에 있어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데, 「솔롱고」의 결말이 만남을 기약하는 일시적 이별의 형식이라면 「소나기」의 그것은 소녀의 죽음으로 인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 결말이라는 점에서 대비되는 것이 그것이다. 소년 소녀가 경험하는 ‘첫사랑’이라는 애틋한 감정의 변화를 처리하는 두 소설의 상이한 결말은 한국과 몽골, 양국의 문학세계에 담긴 민족 고유의 의식구조와 문화전통의 특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이 글은 「솔롱고」와 「소나기」에 나타난 서정적 특성의 공통분모를 살피면서, 또한 그것이 이질적인 지점들을 드러내는 그 상이한 내적 특성의 기원을 상호 고유한 삶의 양식과 그 특성들-유목성과 정주성에 기반한 작가적 상상력을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다.

영어초록

This study compared and examined Solongo, a short story by Lodoidamba, and Shower, a short story by Hwang Sun-won, as they were the representative lyrical novels of Mongolia and Korea, respectively.
The two writers with different and distinctive literary works of Korea and Mongolia published the short stories around the same period. The two lyrical novels share many literary devices including the same subject matter, which is "the pure love between a teenage boy and girl," the main characters, backgrounds, big and small episodes, and motifs. The similarity between the two novels is the most apparent in the boys' growing process of reaching the internal maturity through their innocent meeting and parting with girls. In addition to the narrative structure of an initiation novel, the similarity is also the most distinguished in the strong lyrical colors depicted by their overall atmosphere.
What's more interesting is that the two twin-like novels show subtle differences and heterogeneities in the ways that the boys and girls part with each other in the ending and their partings are embodied specifically. While the ending of Solongo takes the form of parting that promised a meeting later, that of Shower presents a tragic one with the death of the girl and thus is in sharp contrast to the other.
The study reviewed the similarities and heterogeneities of the two lyrical novels by contrasting the "two forms of love that can't be fulfilled" and focused on the writers' imagination based on nomadism and settlement in tracing the origins of their different internal characteristic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