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비숍 작품에 나타난 해양성과 생태학적 상상력 : 영화 <리칭 포 더 문>을 중심으로 (The Marine Features and Ecological Imagination in the Works of Elizabeth Bishop: Focused on the Film Reaching for the Moon)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
· 수록지 정보 : 해항도시문화교섭학 / 29권 / 29호 / 243 ~ 280페이지
· 저자명 : 심진호

초록

2013년에 상영된 영화 <리칭 포 더 문>(Reaching for the Moon)에는 미국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Elizabeth Bishop)이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한 직후 소아레스라는 동성 연인과 사랑에 빠져 사맘바이아와 리우데자네이루를 오가며 낯선 브라질 문화를 체득해 나가는 시인의 문화변용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묘사되어 있다. <리칭 포 더 문>의 연출을 맡은 브루노 바레토 감독은 영화의 오프닝에서부터 비숍의 브라질로의 여행을 은유적으로 표상하는 센트럴 파크의 연못 위를 떠돌아다니는 장난감 여객선을 포착한다. 비숍이 일평생 발표했던 4권의 시집들 중에서 브라질에서 출간한 3권의 시집들에는 시인의 다채로운 해양 이미지와 더불어 브라질에서 체득한 새로운 통찰이 두드러진다. 이것은 소아레스에게 헌정한 시집 『여행에 관한 질문들』에 수록된 여러 시들을 통해 뚜렷이 입증된다. 「여행에 관한 질문들」에서 시인은 브라질의 이국적 풍경을 “바다”, “배”, “따개비” 등으로 형상화하면서 풍요로운 해양적 상상력을 펼치고 있다. 「바빌론의 절도범」에서도 시인은 리우의 슬럼가인 파벨라와 대조적으로 광활한 대양을 느리게 지나가는 “화물선”의 풍경을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형상화하였다.
비숍은 사맘바이아의 별장뿐만 아니라 리우데자네이루 레미 지역의 아파트에서도 체류하면서 주변부 ‘타자들’과 접촉과 교감을 이룸으로써 더욱 깊이 브라질 내부로 탐색해 나간다. 「우기를 위한 노래」라는 시는 그 대표적 예다. 이 시에서 시인은 “브로멜리아,” “이끼,” “좀벌레,” “쥐,” “나방” “곰팡이” 등의 동식물은 물론 미생물을 우리라는 “회원들”로 간주함으로써 서구 인간중심주의의 이분법을 전복시키는 심층 생태주의와 상통하는 시각을 보여준다. 더욱이 시인의 생태학적 상상력은 리우데자네이루의 고질적인 문제인 파벨라에 대해 도시 환경의 개선이라는 인식으로 확장된다. 이것은 「기쁨이라는 철로 위에서」라는 산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여기서 시인은 “리우의 3가지 문제들: 물, 전기, 그리고 교통”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 “거리의 표지판” 및 “플라멩고 공원”과 같은 치유책을 구체적으로 제안하였다. 나아가 “삼바”의 쇠락은 곧 지역 문화의 죽음이라는 인식을 통해 브라질의 고유문화를 보존해야함을 역설한 시인의 통찰은 오늘날 지속가능한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 생태주의자의 시각과 상통한다. 주변부 ‘타자들’과의 상생과 연대를 지향하는 시인의 생태학적 상상력은 인간/자연이라는 이분법적 사유를 해체할 뿐만 아니라 파벨라와 같은 도시의 난제에 대한 실천 가능한 해결책으로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리칭 포 더 문>의 오프닝과 엔딩에서 낭송되는 시 「하나의 예술」에서 비숍은 “사랑했던 두 도시”에서 주변부 ‘타자들’과의 접촉과 소통에서 체득한 새로운 시각이 “오랜 정형화된 아이디어”에서 탈피하여 생태학적 상상력을 만개시켜 주었다는 사실을 암시적으로 전달함으로써 ‘타자들’과의 소통과 교감의 중요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영어초록

The 2013 film Reaching for the Moon directed by Bruno Barreto shows Elizabeth Bishop’s acculturation process in Samambaia and Rio of Brazil, where the poet could write a lot of poems with new perspectives. From the opening of the film, Barreto remarkably catches a toy passenger ship floating on the pond in Central Park, which metaphorically represents her traveling to Brazil. It is important to note that Bishop’s three poetry collections out of the total of four collections prominently feature her diverse marine images and new perspectives acquired from her experiences in Brazil. This is demonstrated by Bishop’s “Brazil” poems in Questions of Travel that is dedicated to Soares. Bishop exquisitely manifests her marine imagination in which she depicts the exotic landscapes of Brazil by adopting the words like “the sea,” “ship,” and “barnacle” in a poem “Questions of Travel.” In addition, in a poem “The Burglar of Babylon,” the poet represents a slow-moving “freighter” in the ocean, which is strongly reminiscent of a watercolor painting.
While staying in Samambaia and Rio, Bishop explores into the interior of Brazil more deeply by contacting and communing with the others including both human and non-human beings on the periphery. In her poem “Song for the Rainy Season,” Bishop reveals her perspective in keeping with deep ecology by regarding the non-human beings including “mildew” as our “membership.” Furthermore, the poet’s ecological imagination extends into the improvement of urban environment, that is, the “favelas” of Rio. Her prose writing entitled “On the Railroad Named Delight” proves this fact. Here, Bishop is keenly aware that Rio can overcome its own “three perennial problems: water, light, and transportation” by suggesting a reasonable solution like the new “street signs” and “Flamengo Park.” Bishop also maintains the preservation of a unique Brazilian culture by recognizing that the decline of “samba” leads to the death of local culture. Bishop’s effective urban ecological design moving toward coexistence and solidarity with other marginalized beings acts as a solution for deteriorating urban environment like favelas in Rio. Accordingly, in her representative poem “One Art,” that is recited in the opening and ending scenes in Barreto’s film, Bishop suggests a viable vision stemming from sympathy with the others in the “two cities, lovely ones” of Brazil, which overthrows her “old stereotyped idea.”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