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담론으로서의 任允摯堂의 理氣心性論 - 조선조 후기 여성 지성사 서술을 위한 시론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고전문학회
· 수록지 정보 : 고전문학연구 / 26호 / 321 ~ 353페이지
· 저자명 : 이혜순

초록

본고는 18세기 任允摯堂(1721～1793)의 성리학 논의가 여성에 관한 담론임을 입증함으로서 이를 통해 지금까지 조선조후기 사상사에서 배제되었던 ‘여성인식’과 ‘여성학자’가 자기 자리를 확보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는 관점에서 수행되었다. 임윤지당은 성리학계의 쟁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유일한 여성 학자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그의 글은 중씨 鹿門 任聖周의 시각을 그대로 수용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비록 理一分殊에서 分殊 역시 理를 가리킨다는 점, 율곡의 理通氣局論을 수정하여 理通理局과 氣通氣局論의 확립 등 녹문이 제시한 이기론의 논리체계는 모두 윤지당에게 수용되었으나, 윤지당은 동일한 理를 부여받은 인간의 지극히 선한 本然之性이 성인과 범인간에 차이가 없다는 것, 개별적으로 구체적인 삶에 의래 악하게 된 변모와 차이는 인간의 노력에 의해 극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더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윤지당은 인간의 고유성, 평등성을 중시했지만, 이것은 다시 여성의 도덕적 성취 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다. 윤지당은 이 점을 명시적으로 기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이기심성의 논의는 성인→범인→나(우리)→나(여성)로 귀결되면서, 결과적으로 범인, 그 중에도 우리,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여성에 관한 담론으로 읽혀지게 된다. 그러나 그의 여성인식은 본성적인 측면에서 남성과 동일하다는 것으로, 여성도 남성처럼 성인의 말씀을 배워서 수양하여 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일 뿐, 전통적인 여성상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는 것도 특성이다. 윤지당의 논의에서 제시된 聖凡간, 남녀간의 동류의식은 이 시기 문집을 남긴 몇 주요 여성 문사들의 시문에서도 유사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임윤지당의 여성 담론이 여성 문사들이 형성하는 지성사의 맥락에서 차지하는 의의가 주목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