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 초반 영령 인도의 신수도 뉴델리 도시계획 수립 과정에서 나타나는 식민지 근대성에 대한 고찰 (A Study on the Colonial Modernity in the Town Planning of New Delhi in the Early 1910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인도학회
· 수록지 정보 : 인도연구 / 24권 / 1호 / 71 ~ 120페이지
· 저자명 : 신민하

초록

본 연구에서는 1910년대 초반 영령 인도의 신수도 건설을 위한 도시계획 수립 과정에서 나타나는 식민지 근대성에 대해 고찰하였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영령 인도의 새로운 수도 뉴델리 건설을 위해 작성된 도시계획안은 표면적으로 향후 통치 과정에서 인도인과의 협력을 지향하는 새로운 방향성의 일환으로, ‘평화로운 지배’와 ‘위엄 있는 통치’라는 기치 아래 서구의 합리성과 과학에 기반을 둔 ‘초근대적 도시’ 건설을 위한 계획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영국 식민정부는 도시계획을 통하여 대영제국과 인도 사이에 지배-피지배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기존 델리와 유적들로 대표되는 인도의 역사를 신수도 도시계획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목하고자 시도하였다. 먼저, 영국 식민정부는 기존 델리와 역사적 유적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라이씨나 언덕을 총독 관저 입지로 선정하여, 영국을 인도의 오랜 역사에서 명멸했던 수많은 제국들 중에서 최종 승자로 등극시키고자 하였다. 또한 영국 식민정부는 무갈제국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올드델리 지역을 ‘무질서’와 ‘혼란’의 대명사로 규정함과 동시에, 그러한 올드델리 바로 옆에 기하학적으로 균형 잡힌 도로망, 쾌적한 공원, 정비된 상하수도 시설, 각종 여가 활동 시설이 완비된 ‘초근대적 도시’를 표방하는 뉴델리를 건설함으로써 영국의 합리성과 과학적 우수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고자 하였다. 이것은 영국(지배자)과 인도(피지배자)의 차이점과 우열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의 발현에 다름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인도 지배를 통틀어 가장 엄격한 방식으로 인종과 계급에 근거한 거주지 분리 정책을 적용하였는데, 이 또한 도시 공간 속에 영국이 지향하는 권력구조를 각인시키는 한 방법이었다. 더욱 중요한 점은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인도인들의 의견은 철저하게 배제되었다는 사실이다.

영어초록

This article examines the process of town planning for the construction of New Delhi in the early 1910s and its colonial modernity. The town planning drafted by the Delhi Town Planning Committee was ostensibly designed to affirm the colonial government’s new policy direction toward cooperation with Indian people in the future. It selected the southwestern part from the Shahjahanabad as the site for New Delhi and suggested a grand plan of a modern city based on Western rationality and advanced scientific technology.
From more careful reading of the whole process, however, we can detect that the British colonial government had a concealed agenda of restructuring the imperial relationship between Britain and India through the town planning. For this purpose, the British colonial government tried to exploit the legacy of the Indian history symbolized by Old Delhi and the ruins around it by bringing it into the town planning of New Delhi in a number of ways. It selected the Raisina Hill, which overlooked the historical sites of Old Delhi, as the site for the Government House in order to impose itself as the final victor among all the empires that conquered and ruled Delhi at one time or another in the long history of India. While projecting to make New Delhi as a “super-modern city” with geometrically balanced networks of roads, well-groomed parks, organized water supply systems, and a variety of leisure facilities, the British colonial government also defined the Old Delhi as an area of “orderless” and “congestion” which represented the undesirable aspects of India’s past traditions, thereby further enhancing Britain’s rationality and scientific excellence.
On the whole, all these efforts were clearly the expression of politics of imperialism which emphasized the unbridgeable differences between the superior British ruler and the inferior Indian subject. Finally, the British colonial government applied the strictest rule of residential segregation based on race and class in the town planning of New Delhi, once more spatially imprinting the fact that all the powers should be concentrated in the hands of the imperial ruler. The most important of all is the fact that Indian people’s opinions and interests were completely excluded from the planning process of New Delhi.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