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기 미군에 대한 기억과 자유주의의 한 지향 : 복거일의 『캠프 세네카의 기지촌』과 The Unforgotten War를 중심으로 (Memories of the US Military and a Shift in Liberalism in the post-Cold War era :Focusing on Bok Geo-il’s Camp Seneca(1994) and The Unforgotten War(2014))

서지정보

· 발행기관 : 민족어문학회
· 수록지 정보 : 어문논집 / 99호 / 37 ~ 72페이지
· 저자명 : 김남혁

초록

이 글은 복거일의 자유주의가 시대의 도정 속에서 국가주의에 가깝게 변화되는 맥락을 살펴보고 그 의미와 원인을 고찰했다. 지금까지 복거일은 다양한 소재와 주제에 대해 활발히 글쓰기를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그는 자유주의자, 보수주의자, SF 작가 등으로 명명되어 왔다. 이러한 명명은 그를 한 편으로 잘 이해하게 하면서도, 그에 대한 이해를 방해하곤 했다. 이러한 명명 때문에 그의 자유주의 혹은 보수주의는 작가로 데뷔한 1980년대말 이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동일하다고 판단되어 왔고, 그의 작품들 중 SF 장르 외의 작품들은 연구의 시야에서 대개 벗어나 있었다. 더불어 그가 내세우는 자유주의라는 이념적 지표는 문학 밖의 글쓰기와 관련된다고 평가되곤 했다. 이 글은 이 같이 반복되어 온 판단들에서 벗어나, 그의 자유주의가 탈냉전의 맥락 안에서 변화된 과정을 살펴보고, 그의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관념이라는 점을 논증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복거일의 자유주의가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구성되지 않으며, 성찰적 보수주의와 미국 중심의 평화라는 조건 안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살펴봤다. 이 같은 특징은 그가 미국 혹은 미군과의 관계를 문제 삼은 작품들을 통해 명확히 증명될 수 있다. 이 글은 그의 장편소설 『캠프 세네카의 기지촌』(1994)과 The Unforgotten War(2014)를 통해 근 20여년간의 미국과 한국의 외교적 관계 변화와 맞물려 그의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점차 호전적인 냉전의 위계 질서 속으로 변화되는 맥락을 검토했다. 『캠프 세네카의 기지촌』과 비교할 때 The Unforgotten War는 한국전쟁과 관련된 기억의 초점이 민간인의 상처에서 미군의 희생으로 옮겨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그의 자유주의가 탈냉전의 시기에도 여전히 냉전의 위계 질서 안에서 구성되는 장면을 확인하게 한다. 이처럼 보편적 자유주의를 주장하던 그의 관념은 근본적으로 미국 중심의 평화라는 물질적 조건과 연결되어 있었고, 2000년대 들어 축소되는 미국의 위상 변화는 그의 자유주의를 보편성의 자리에서 냉전의 질서 속으로 이동시켰다.

영어초록

This article examines the context in which the liberalism espoused by Bok Geo-il has become increasingly nationalist, and considers its implications and causes. Until now, he has actively written on a wide range of issues and topics. Accordingly, he has been labelled a libertarian, a conservative, and a science fiction writer. These labels, on the one hand, helped us to understand him and his literature, and on the other, hindered our understanding of them. As a result, his liberalism or conservatism has been understood as unchanging and consistent since the late 1980s, when he made his debut as a writer, and his works outside of the science fiction genre have largely remained outside the scope of research. Furthermore, the liberalism he advocated has often been seen as an idea that has nothing to do with his literature. This article departs from these repeated judgements by examining how his liberalism has changed in the context of the post-Cold War era, and argues that his liberalism and conservatism are key concepts for understanding his works. As this article argues, his liberalism is not constructed independently of itself, but is created within the concept of reflective conservatism and the conditions of peace within the United States―according to him, Pax Americana. This is clearly evident in his works dealing with the United States and the US military. Through his novels Camp Seneca(1994) and The Unforgotten War(2014), this article examines his liberalism and conservatism in the context of the changing diplomatic relation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over the past two decades, which have gradually converged into the hierarchical order of the Cold War. Compared to Camp Seneca, it can be seen that The Unforgotten War shifts the focus of the Korean War memory from the wounds of civilians to the sacrifices of the US troops, confirming that his liberalism is still structured within the hierarchical order of the Cold War. His ideas of universal liberalism were fundamentally tied to the material conditions of Pax Americana, and the shrinking power of the United States since the 2000s has shifted his liberalism from a place of universality to a place of Cold War order.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