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성과 구어성의 통합과 공감각적 서사로서의 텍스트 (Synthesis of Literacy and Orality and Text as Synesthetic Narrative)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영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 수록지 정보 : 인문연구 / 58호 / 337 ~ 358페이지
· 저자명 : 원철

초록

근대 유럽 초기에 인쇄술이 출현하면서 인쇄 텍스트의 수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근대인은 ‘문자성’(literacy)을 의식에 내면화시키게 된다. 인쇄의 주 문자체계인 알파벳은 다른 감각에 비해 시각을 강화시키는데, 시각은 알려지는 대상으로부터 아는 사람을, 타자로부터 자아를 분리한다. 따라서 시각 편향적인 글쓰기는 구체적인 삶과 현실에서 분리된 논리적, 추상적, 선형적 개인을 형성한다. 인쇄술과 관련된 개인이라는 관념은 문학적 서사에서 창조의 행위를 수행하는 ‘저자’(author)라는 관념에 이어진다.
시각적 개인의 문학적 등가물이라고 할 수 있는 저자라는 관념은 자신의 작품을 창조하고, 지배하고, 통제하는 존재로 상정된다. 쓰기를 통해 창작활동을 하는 저자는 글쓰기를 고립된 개인적 과정 속에서 수행한다. 이것은 구어시대의 집단적 서사를 개인적 과정으로 분리시키고 고립시킨다. 이로 인해 문학은 다른 담론들과 실천들에서 분리된 자족적이고 폐쇄적인 ‘작품’을 만들어낸다. 저자와 작품은 문자 중심의 서사행위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이에 반해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작품과 ‘텍스트’(text)를 대비시키는데, 이 개념은 글쓰기를 언어의 질서에 개방시킨다. 기원적 저자의 통제에서 벗어난 텍스트는 구체적인 경험 세계 내에서 수행되는 구어적 서사의 특성을 띠게 된다.
문자성에 기초한 저자와 작품이라는 관념과 대비되는 텍스트는 ‘구어성’(orality)의 통합적 측면을 회복시킨다. 청각은 들리는 소리에 듣는 사람을 밀착시키기 때문에, 구어성은 인간을 세계에 통합시키는 면이 있다. 구어적 특성에 가까운 텍스트 개념은 서사를 기원적 혹은 초월적 저자의 통제에서 벗어나 우리가 살아가는 구체적 세계의 물질적 조건과 과정 자체를 포함하는 실천으로 인식하게 한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텍스트적 서사의 특성을 밝혀보는 것은 우리 문화에서의 문자성과 구어성의 균형을 회복하고, 구체성과 추상성이 균형잡힌 시각에서 세계를 파악하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어초록

As the number of printed texts exploded after the advent of the printing press in early modern Europe, modern man internalized the ‘literacy' in his conscious. The alphabet reinforces the sense of vision more than the other senses. Vision separates knowing man from the known object, self from the other. The visual-oriented writing shaped the logical, abstract, linear individual, dissociated from the concrete, dynamic life and reality. The concept of the author who creates, dominates, and controls his or her work is the literary version of the visual individual.
In contrast to the self/other, author/work dichotomy based on the literacy, ‘text' can recover the unifying ‘orality'. As the sense of hearing adheres a hearing person to the heard sound, the orality tends to unite man with the world. The meaning of a text does not come from the original or transcendental author, but arises from the ‘signifying process' which encompasses the very material condition and process of the world where we live. It is needed to recover the ‘orality' for us to exist in the material condition and process of dynamic reality. It is also needed to combine the literacy and orality to balance our culture.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