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서 ‘작가’가 된다는 것 : 박화성의 1930년대 장편소설을 중심으로 (To Become a “Writer” as a “Woman” － Park Hwa-seong’s Novels in the 1930s)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현대문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현대문학연구 / 64호 / 157 ~ 190페이지
· 저자명 : 김영미

초록

이 글은 ‘여류’로 불리기를 거부했던 여성작가로 알려진 박화성이 1930년대 문학의 장에서 저자성을 획득하기 위해 벌인 치열한 고투의 흔적을 추적하고자 한 것이다. 박화성은 등단작 「추석전야」가 발표되는 과정에서부터 여성을 젠더화된 공간에 배치하는 방식에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여류작가’로 주변화되지 않고자 했던 박화성은 자신의 인정 요구를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 특히 1930년대 발표한 두 편의 장편소설은 문단의 권위에 맞서 자신의 저자성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적 글쓰기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장편소설인 『백화』에서 박화성은 자신의 이념을 우회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역사소설이라는 장르를 선택함으로써 사회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그러나 ‘여류’로 젠더화되기를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창작 능력을 의심받으며 의혹에 시달리는 과정에서 오히려 ‘여성’이라는 젠더에서 벗어난 ‘작가’가 되는 것이 불가능한 문단 현실을 깨닫게 된다. 그것에 대응하며 저자성을 구축하고자 나타난 구체적 실천이 박화성의 두 번째 장편소설 『북국의 여명』이다. 박화성은 자전적 소설을 창작하면서도 작가로서 자신을 은폐하는 교묘한 전복성으로 여성 지식인들이 처한 사회 구조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가시화하였다. 또한 지배 담론이 제시하는 젠더적 규범에 동일시하는 대신 그것을 배반하는 여성 지식인을 이상적 인물로 제시하였다. 젠더화의 거부와 젠더적 규범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난 박화성의 문학적 실천은 그가 여성이자 작가로서 느낀 예민한 감각의 방증이며 이는 문단 내 여성문학의 게토화 시도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해석할 수 있다.

영어초록

This paper focused on the writer Park Hwa-seong, who refused to be called a “female” writer and aimed to trace her fierce struggle to gain authority in the literary circles in the 1930s. Park Hwa-seong, who has expressed dissatisfaction with the way women were placed in a gendered space from the beginning of the publishing process, chose to write historical fiction for her first novel BaekHwa(White Flower) to showcase her literary capacity by expressing her ideology indirectly. However, as her creative capacity was constantly questioned and doubted, she realized that it was impossible to become a “writer” without being a “woman” in literary circles and attempted to establish authority through counteracting writing strategies. Park Hwa-seong’s effort culminated in her second novel, Bukgugui Yeomyeong(The Dawn in the Northern Country). Although the novel was autobiographical, Park Hwa-seong chose to conceal herself as an author to effectively visualize the social issues the female intellectuals faced while presenting a woman who deviated from gender norms as the ideal character. Park Hwa-seong’s literary practice can be interpreted as evidence of her acute senses as a woman and a writer, as well as a sign of resistance against the attempts to ghettoize women’s literature within the literary circles.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