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허스트를 통해 본 우리 시대의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in Contemporary Art : A Few Works of Damien Hirst)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현대미술학회
· 수록지 정보 : 현대미술학 논문집 / 17권 / 1호 / 131 ~ 170페이지
· 저자명 : 정수경

초록

17세기 플랑드르 정물화의 하위장르로 잘 알려진 메멘토모리의 주제가 데미안 허스트 덕분에 동시대 미술에서 부활하고있다. 허스트는 메멘토 모리를 대다수 작품들, 특히 ‘자연사’ 연작의 주제로 천명한 바 있다.
혹자가 허스트의 메멘토 모리 작품들을 진정성이 결여된 자본주의의 스펙터클로 비판하는 데 반해, 일군의 비평가들은 그것들을 일종의 ‘포스트모던 숭고’로 평가한다.
비판의 입장은 몇 가지 가정에 기반하고 있는 듯하다. 그첫째는 재현을 통한 승화가 없는, 동물 사체의 즉물적 제시는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없으며, 그런 오브제들은 예술 작품에적합한 쾌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다만 불쾌를 유발할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스펙터클은 삶과 죽음에 대한 관조와 성찰을 일으키기에는 너무나 피상적이라서, 메멘토 모리로 작용할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비판자들은 데미안 허스트의작품들은 ‘포스트모던 숭고’라 불릴 만한 가치가 없는 가짜 메멘토 모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데미안 허스트의 메멘토 모리 작품들을 보다 면밀히 검토한다면 그러한 부정적 비판이 그리 설득력 있지 않음이 드러난다.
정수경 l 데미안 허스트를 통해 본 우리 시대의 메멘토 모리 167첫째, 그의 작품이 야기하는 불쾌함은 우회적인 방식으로쾌를 산출하는 도관이 될 수 있다. 미학에서는 이런 유형의 간접적인 쾌를 ‘숭고’라 부른다. 둘째, 허스트의 작품들이 스펙터클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작품들이 메멘토 모리로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라캉에 따르면스펙터클임이 메멘토 모리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볼거리를 의미하기도 하는 스펙터클이 됨으로써 허스트의 구역질나고 불쾌한 사체 작업들이 모종의 매혹을 가지게 되고, 그런 매혹이 미끼가 되어 관람자의 미적 판단에 혼란을 초래한다. 혼란은 판단을 유예시키고, 그런 가운데 고정관념 자체에 대한 비판적반성의 가능성이 열린다. 이러한 동요는 전통 미학에서도 숭고경험의 첫 번째 국면, 고통의 국면을 형성한다. 하지만 정신의전위가 일어나 판단 불가의 원인을 개인 주체의 무능이 아니라(라캉의 용어로서의) 상징계가 주체에게 부과한 판단기준의 무능에서 찾게 되면, 정신은 그 작품에서 상징계의 법칙의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발견하고 쾌를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그의 메멘토 모리 작품들은 동시대의 메멘토 모리인 동시에 ‘포스트모던 숭고’로 간주될 수 있다.

영어초록

The theme of ‘Memento Mori’ has been revived in the contemporary arts, specifically as a weird and grotesque theme of the works of Damien Hirst. Hirst announced memento mori as the main theme of the majority of his works, especially of the Natural History series.
While some criticize his memento moris just as the spectacles of the capitalism lacking the sincerity, others evaluate them as kind of the postmodern sublime.
The criticism is based on a few prepositions. The first is that the direct presentation of the dead bodies of the animals cannot be the works of art because unless they are sublimated through representation, they will elicit just the unpleasantness rather than the pleasure that is proper to the works of art. The second is that the spectacle cannot function as a memento mori for it is too superficial to elicit the contemplations on the life and death. So they believe that the works of Damien Hirst are kind of fake memento mori that are not worthy of being called ‘the postmodern sublime.’ But I suggest that a closer examination on the memento mori works of Damien Hirst will reveal that the negative criticism on his works are not as quite persuasive as it seems.
First, the unpleasantness that his works cause can be a conduit for the roundabout pleasure in some way. The aesthetics calls that kind of indirect pleasure ‘sublime.’ Second, the works of Hirst are certainly spectacular, but that doesn’t mean that they cannot function as the memento mori. Paradoxically enough, according to Lacan, the spectacularity can be a merit to be the memento mori. Being the spectacles, his disgusting, unpleasant works of the dead bodies gain a kind of attraction (the lure) that causes a confusion in the aesthetic judgment of the works. This kind of suspension drives the viewers to critically reflect on the matter of the stereotypical thought itself.
The agitation in this process forms the first phase of the sublime experience, the pain. But if the mind dislocates itself from the incapability of his/her judgment to the inability of the criteria the symbolic (in Lacanian sense) imposes to him/her, the mind find kind of pleasure of liberation from the oppression of the norms of the symbolic in that works of art.
The works of Damien Hirst can work like this, though in a ‘potential’ mode. So the memento mori work of him can be regarded as the postmodern sublime as well as the contemporary memento mori.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