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전통사회와 생활문화
1.1. 낙안 읍성 답사
1.1.1. 선택 동기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는 필연적으로 역사적인 공간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곳곳에는 여전히 역사적인 공간들이 존재하고 있다. 도시의 정체성은 시간과 공간 안에 새겨져 있는 지역적인 특성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도시 공간 안에 역사적인 공간을 최대한 공존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역사적인 공간을 복원하고 바람직한 방향성을 찾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최근 각 지역의 지자체에서 역사적인 공간을 복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역사적인 공간은 지역의 고유한 공간적 개성과 역사성을 드러낼 수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문화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오늘날의 현대인들은 일상을 벗어나 특별한 공간에서의 체험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선시대에 존재했던 읍성은 주목할 만한 공간이다.
읍성은 조선 초기에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고 지방의 통치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조선시대를 상징할 수 있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최근 대부분의 지방 도심지역은 조선 당시 읍성이 존재하던 공간을 기반으로 발전해왔다. 이에 읍성은 도심지역의 원형적인 공간이자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 공간인 것이다.
조선시대 읍성은 단순한 성곽시설뿐만 아니라 향청, 객사, 관아 등의 관아 건축물과 민가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다. 따라서 읍성은 당시의 군사, 정치, 문화, 행정, 생활 풍속 등을 통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역사문화자원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읍성 가운데 오늘날에도 유구가 보존되어 있는 곳은 약 100여 곳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국가적 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정된 대표적인 읍성으로는 홍주읍성, 동래읍성, 고창읍성, 무장읍성, 해미읍성, 낙안읍성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고창읍성, 해미읍성, 낙안읍성은 우리나라의 3대 읍성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에 필자는 이러한 3대 읍성 중에서도 특히 낙안읍성을 선정하여 방문해보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낙안읍성이 민속마을로 지정되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순천시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1.1.2. 사전 준비와 진행과정
낙안읍성을 직접 방문하기 전에 이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잘 갖추고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낙안읍성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찾아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위논문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 것들 가운데 낙안읍성의 역사문화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이를 현대사회에서도 유용한 문화재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논문을 토대로 하여 이론적인 지식들을 정리해보았다. 낙안읍성은 1983년을 기점으로 제 302호의 민속마을로 지정되었다. 그 이후 정비와 복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오늘날 순천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때 복원과 정비는 공식적으로 작안민속마을의 세부현황 종합보고서에 기반하고 있다. 이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2011년 3월에는 낙안읍성이 세계문화유산 가운데 잠재목록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이후부터는 낙안읍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적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이를 추진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으며, 이를 위해 마을민속지인 낙안읍성의 삶과 앎이 공식적으로 발행되기도 하였다. 이 책을 보면 낙안읍성에서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과 전통 놀이 및 풍속, 축제 및 신앙 등이 기록되어 있으며 민속마을로서의 면모가 제대로 재정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1.3.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들
낙안읍성을 직접 방문하면서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낙안읍성은 규모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규모의 성곽과 가옥들이 펼쳐져 있어 처음에는 상당한 위압감을 느꼈다.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던 280여 동의 초가집과 120세대, 220여 명의 주민들이 실제로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낙안읍성이 단순한 역사유적이 아닌 살아 숨 쉬는 공간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처럼 잘 보존된 대규모의 전통마을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둘째, 낙안읍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재목록에 등재될 만큼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성곽과 관아, 민가 등 건축물은 물론이고 판소리, 가야금병창 등의 무형문화재까지 다양한 문화자원이 유기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다. 특히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면서 전통 생활문...